이재용, 삼성 회장 승진 '난관 많다'…묘수는 '의장'
이재용, 삼성 회장 승진 '난관 많다'…묘수는 '의장'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2.10.1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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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내년 3월 주총 전 회장 분위기 형성
민간연구소측 “단기간 승진 가능성 낮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가운데).[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가운데).[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빠른 시일 내 회장으로 승진하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과거 '회장 승진'에 대한 부정적인 발언과 아직 남은 사법 리스크 때문으로 회장보단 의장직이 더 적합하다는 주장이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18일 ‘삼성 이재용, 회장 승진 최선일까’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내년 3월 주총 이전에 회장으로 승진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이 어려운 이유는 2017년 12월27일 국정 농단 항소심 결심공판 피고인 심문 발언 때문이다. 당시 이 부회장은 “앞으로 삼성 그룹 회장 타이틀은 없을 것이다. 회장 타이틀은 이건희 회장이 마지막”이라는 취지로 자신의 생각을 피력했다.

이에 지금에 와서 당시 발언을 스스로 뒤집고 회장으로 승진하는 것은 여러모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오일선 CXO연구소 소장은 “앞서 발언은 이 부회장이 2020년 5월6일 국민 앞에서 했던 ‘자녀에게 경영권을 물려지지 않겠다. 4세 경영은 없다’는 약속과 연결된다”며 “이 부회장이 과거 생각과 달리 회장직에 오르면 4세 경영은 없다고 한 발언까지 진정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진행 중인 사법 리스크도 회장 승진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로 지목됐다. 이 부회장은 매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과 관련 공판에 출석 중이다. 아직 1심 재판도 끝나지 않았다. 항소심과 상고심 등 종결까지 수년 더 걸리고 재판 결과에 따라 경영에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 최근엔 삼성웰스토리와 관련해 검찰수사가 진행 중이다. 수년 후 재판 결과가 좋지 않을 경우 등기임원직을 반납해야 하는 일이 재연될 수도 있다.

각종 경영 리스크에 노출 될 수 있다는 점도 회장 승진설에 부정적인 요소다.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 대표이사 회장에 오를 경우 중대재해처벌법, 경영 실적과 주가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된다. 국정감사 증인 채택 1순위로 지목될 가능성도 더 높아진다. 특히 내년 실적은 올해보다 하락될 가능성이 커 대외적으로 경영 능력에 혹독한 평가가 이어질 수 있다.

이 부회장이 이미 그룹 총수 자리에 올라 삼성 그룹의 1인자 역할을 하는 만큼 회장 승진에 연연할 필요성이 낮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미등기임원 회장으로 승진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CXO연구소는 ‘매우 낮다’고 평가했다. 자칫 권한만 행사하고 법적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꼼수 승진을 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부회장이 승진할 경우 회장 타이틀보다는 대표이사 직함을 갖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오 소장은 “이 부회장이 ‘회장’ 대신 ‘이사회 의장’을 맡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장에 오를 경우 자신의 발언도 지키고 동시에 등기임원으로 책임 경영모습도 보여줄 수 있다. 또 각종 경영 리스크 등에 효율적인 대응이 가능하다는 이유다.

오 소장은 “장기적으론 4세가 경영전면에 참여하지 않은 지배구조를 생각하고 있다면 이 부회장이 먼저 이사회 의장을 맡는 것이 좀 더 적합한 직함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차후에 지주회사 격인 회사가 세워질 경우 그 시점에 맞춰 ‘대표이사 겸 의장’을 맡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jangstag@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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