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A 정면돌파' 배터리3사, 공급망 다변화 동맹
'IRA 정면돌파' 배터리3사, 공급망 다변화 동맹
  • 최지원 기자
  • 승인 2022.10.11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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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포스코와 양·음극재 중장기 공급 MOU 체결
SK온, FTA 체결국 호주 '글로벌 리튬' 리튬 수급 계약
삼성SDI, 중국업체 지분매각…투자 재원 다변화 활용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로고. [사진=각사]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로고.

국내 배터리3사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을 앞두고 원자재 공급망 다변화에 나선다. 중국에 편중된 현재 원자재 공급망 체질 개선을 통해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바꾼다는 전략이다.

11일 산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는 최근 배터리 소재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는 ‘배터리 동맹’을 잇따라 체결했다.

IRA 법안에는 배터리 구성 핵심 광물의 40% 이상을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가공해야만 전기차 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세부 비율은 △2023년 40% 이상 △2024년 50% △2025년 60% △2026년 70% △2027년 80%다. 국내 배터리 3사가 IRA 시행으로 수혜를 입기 위해서는 미국 중심으로 원자재 공급망을 재편해야 한다는 의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포스코그룹과 ‘이차전지 소재 전략적 사업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사는 양·음극재 중장기 공급·구매, 리튬·리사이클링·차세대 음극재 등 이차전지 전체 밸류체인에 걸친 협력을 추진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향후 7년 간 양·음극재 구매 계획을, 포스코그룹은 이차전지소재 공급, IRA에 따른 권역별 증설 가속화 계획을 공유했다. 양사는 협약 체결 이후 연내 양·음극재 공급·판매 중장기 계약을 체결한다. 리사이클링, 차세대 음극재 분야는 실무진 워킹그룹을 통해 사업·기술협력을 구체화한다.

SK온은 지난 9월 호주 ‘글로벌 리튬’과 안정적인 리튬 수급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호주는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로 배터리 원소재 관련 추가적인 사업 기회가 유망한 국가로 꼽힌다.

SK온은 앞으로 글로벌 리튬이 소유·개발 중인 광산에서 생산되는 리튬 정광(스포듀민, Spodumene)을 장기간 안정적으로 공급받는다. 또한 글로벌 리튬사가 추진 중인 생산 프로젝트에 지분을 매입할 기회도 갖게 된다. SK온은 글로벌 리튬사와 함께 광물 채굴, 리튬 중간재 생산 등 배터리 밸류체인 내 추가 사업 기회를 모색한다.

삼성SDI는 IRA 진행 상황을 지켜보면서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IRA 이슈 이유가 아니더라도 특정 국가에 치우친 원자재 의존도는 예상치 못한 변수 시 타격을 입을 우려가 크다는 설명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현재 IRA 세부 시행령을 조정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여러 요건을 면밀하게 검토해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지난 9월 중국 최대 리튬 채굴·가공업체 ‘간펑리튬’의 주식 1662만2000주를 매각한 바 있다. 총 매각대금은 약 1800억원으로 알려졌다. 삼성SDI는 주식 매각대금을 앞으로 공급망 다변화와 글로벌 공장 증설 등 각종 투자재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본격적인 IRA 발효 이후 미국 시장에서 세계 배터리 점유율 1위인 중국 CATL 진출이 제한될 것”이라며 “이같은 상황이 국내 배터리업계에서는 일종의 기회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공급망 다각화를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터리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IRA는 물론이고 신북미자유무역협정(USMCA),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등 수많은 글로벌 리스크가 혼재됐다”며 “지나치게 높은 중국산 원자재 의존도를 낮춰 원자재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frog@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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