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국감] 민주당, 공직자 7000명 철도 이용 정보 요구한 '감사원' 집중 질타
[2022 국감] 민주당, 공직자 7000명 철도 이용 정보 요구한 '감사원' 집중 질타
  • 남정호 기자
  • 승인 2022.10.11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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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철도·SR, 열차명·일자·장소 등 최근 5년 명세 총 79만건 제출
국토위 국감서 '감사원·개인정보법 위반'·'민간인 사찰' 정황 지적
(앞줄 왼쪽 첫 번째부터)이종국 SR 대표이사와 나희승 한국철도 사장, 김한영 철도공단 이사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감에 참석했다. (사진=남정호 기자)
(앞줄 왼쪽부터)이종국 SR 대표이사와 나희승 한국철도 사장, 김한영 국가철도공단 이사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위 국감에 참석했다. (사진=남정호 기자)

국토위 민주당 의원들이 철도 운영 기관에 공직자 7000명 철도 이용 정보를 요구한 감사원을 거세게 비판했다. 한국철도와 SR이 감사원에 제출한 최근 5년간 자료에는 공직자들이 이용한 열차명과 일자, 장소 등을 포함한 내용 총 79만건이 담겼다. 민주당 의원들은 감사원의 광범위한 정보 수집에 대해 감사원·개인정보법 위반과 민간인 사찰 정황이 있다고 지적했다.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감사원이 한국철도공사와 SR에 공직자 수천명의 철도 이용 명세를 요구한 것에 대해 집중 질의를 쏟아냈다. 

감사원은 지난달 20일 출연·출자기관 경영관리 실태 감사를 이유로 한국철도와 SR에 공직자 7000여명의 2017년 이후 5년간 KTX와 SRT 이용 내역을 제출하라고 공문을 보냈다. 이에 한국철도는 37만건, SR은 42만건에 달하는 고속철도 이용 내역을 각각 감사원에 제출했다. 제출한 자료에는 출발·도착 일자와 장소, 시각, 열차명, 운임, 운임반환 여부 등이 담겼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의원들은 자료 요구 대상과 기간이 광범위한 만큼 민간인 사찰로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자료를 요구한 감사원에 비판의 날을 세웠다.

김병욱 의원은 "감사원의 자료 요청은 누가 보더라도 민간인 사찰로 의심할 수밖에 없다"라며 "공공기관 임원들은 보통 2~3년 정도 근무하는데 지난 5년간 자료를 요청했다는 건 누가 보더라도 민간인 신분에 있었던 기간까지도 요청했다는 합리적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맹성규 의원도 "백번 양보해도 이게 경영실태 관리하고 무슨 상관이 있느냐"라며 "공직자가 아닌 민간인이 포함되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 아닌가. 한국철도나 SR에서 개인 동의도 안 받고 (개인정보를) 줄 권리가 어디 있느냐"라고 비판했다.

박상혁 의원은 "감사원이 요청한 대규모 개인정보 내용과 양을 보면 '2010년 이명박 정부에서 행해졌던 민간인 사찰의 망령이 다시 살아난 것 아닌가'하는 충격과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감사원법에는 (감사원이) 최소한의 정보를 요청할 수밖에 없다고 규정돼 있어 감사원법과 개인정보보호법을 명백히 위반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의원들은 광범위한 자료 제출 요구에 응한 한국철도와 SR에도 쓴소리를 했다.

민홍철 의원은 "모든 국민들이 열차를 이용하고 있는데 이건 보통 문제가 아니다. 가장 신뢰 받아야 할 공기업이, 고객을 관리해야 할 기업에서 어떻게 이렇게 함부로 자세한 개인정보를 제공할 수 있느냐"라며 "법 이전에 한국철도와 SR이 고객 관리·신뢰도 증진 등에 철학이 없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홍기원 의원도 "수사기관에서 이번처럼 불특정 다수의 열차 탑승 정보를 영장 없이 요구하면 제출할 수 있느냐. 수사기관에도 제출하지 않는 자료를 감사원이 요구하면 제출해야 하느냐"라며 "한국철도에 타는 모든 사람의 탑승 정보를 감사원이 요청하면 제출할 수 있다는 것이지 않나. 그게 법적으로 가능하느냐"라고 거듭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나희승 한국철도 사장은 "내부에서 감사원 공문을 접수하고 통상적인 절차를 갖고 답변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부 부적절한 부분이 있어서 법과 규칙 자체가 상충하는지를 좀 더 촘촘히 살피고 정보 보안을 철저히 하겠다"고 답했다.

south@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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