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외환보유액 전달比 200억달러↓…금융위기 이후 가장 많이 줄어
9월 외환보유액 전달比 200억달러↓…금융위기 이후 가장 많이 줄어
  • 배태호 기자
  • 승인 2022.10.06 09: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원/달러 환율 급등에 달러 매도 및 외화자산 환산액 감소 원인
외환당국 "외환보유액 충분…외환 위기 표현 적절하지 않아"
2022년9월말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전달인 8월보다 약 200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한국은행)
2022년9월말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전달인 8월보다 약 200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한국은행)

지난달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전달보다 200억달러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이후 약 14년만에 가장 큰 소폭이다. 원·달러 환율 급등에 대응해 외환 당국이 달러를 매도하고 외화자산의 미 달러화 환산액 감소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22년9월말 외환보유액' 통계에 따르면, 9월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167억7000달러로 전달인 8월말(4364억3000만달러)보다 196억6000만달러 줄었다.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넉 달 간 감소세를 보인 뒤 7월 반짝 반등했다. 하지만 한 달 만인 8월 다시 감소세로 전환했고, 9월 역시 같은 상황을 이어갔다.

한국은행은 외환보유액 감소에 대해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 조치와 달러화 평가 절상에 따른 기타통화 외화 자산의 달러 환산액 감소 등 때문이라고 밝혔다.

자산별 외환보유액은 국채와 정부기관채, 회사채, 자산유동화증권(MBS, 커버드본드) 등 유가증권이 3794억1000만달러로 전달보다 155억3000만달러 줄며 전체 감소액의 91%를 차지했다.

또 예치금과 SDR(특별인출권) 외환보유액은 각각 141억9000만달러와 141억5000만달러로 같은 기간 37억1000만달러(▽3.4%), 3억1000만달러(▽3.4%) 감소했다.

여기에 IMF 회원국이 출자금 납입과 융자 등으로 보유하는 IMF 관련 청구권인 'IMF포지션'도 8월보다 1억달러(▽1.0%) 준 42억3000만달러로 집계됐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외환당국의 외환보유액 뿐 아니라 2014년부터 순대외금융자산 보유국으로서 국내총생산(GDP)의 37%에 이르는 대외자산도 갖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외환보유액은 한 달 평균 70~80억달러 감소했지만, 최근 감소 폭은 월평균 47억7000만달러로 외환위기 당시보다 작다"며 "외환위기라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실제 9월 외환보유액 지난 2008년10월(▽274억달러) 금융위기 당시 이후 13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지만, 외환보유액 규모가 과거보다 커져 감소율(-4.5%)은 역대 32번째를 기록했다.

한편, 8월말 기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 규모는 4364억달러로 중국(3조549억달러), 일본(1조2921억달러), 스위스(9491억달러), 러시아(5657억달러), 인도(5604억달러), 대만(5455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4566억달러)에 이은 세계 8위를 기록했다.

bth7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