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대못' 반 이상 뽑히다
[기고]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대못' 반 이상 뽑히다
  • 신아일보
  • 승인 2022.10.04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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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
 

재건축의 대표적인 규제인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이하 재건축부담금) 개선안이 발표됐다.

공제금액 및 누진 구간을 상향 조정하고 부담금 산정 기간을 줄여주며 장기보유 1주택자 부담을 감면해준다는 것이다.

재건축부담금은 재건축 개발 기간 중 발생 이익에 대해 지나치게 많이 벌었으니 세금으로 일정 부분을 회수해서 주택 시장 안정에 도움을 준다고 도입한 규제로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6년 도입됐다가 2013~2017년 잠정 유예됐다. 집값이 급등하자 2018년 다시 도입됐다.

2018년부터 2022년 7월까지 전국 재건축 추진 84개 단지에 통보된 재건축 부담금은 총 3조1477억원이다. 금액대가 큰 단지별로 통보된 조합원 1인당 부과 금액은 △서울 용산구 이촌 한강맨션 7억7000만원 △강남 도곡개포한신 4억5000만원 △서초 반포3주구 4억2000만원 △서초 반포현대 3억4000만원 △서초 방배삼익 2억7500만원 정도다.

사실 조합원 입장에서는 재건축부담금은 상당히 억울한 세금이다.

집을 팔아서 남은 돈으로 내는 양도세와 달리 그냥 내 집이 재건축됐다는 이유만으로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의 큰돈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집 살 때 취득세 내고 보유하면서 매년 재산세와 종부세 내고, 팔 때 양도세를 또 내는데 여기에 더해 재건축사업 때 돈이 남았다고 또 세금을 내라는 것이다. 미실현 이익에 대한 과세, 이중과세 논란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가장 큰 문제는 내고 싶어도 낼 수가 없어 조세 저항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은행에 몇억원을 예금하는 분들이 많지도 않고 설사 있다고 하더라도 팔지도 않은 집 때문에 예금 해지하고 세금을 내는 분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준공 후 5개월 내 통보해야 함에도 뻔히 보이는 조세 저항이 부담스럽던 지자체들은 국토부가 개선안을 발표할 때까지 눈치를 보면서 부과를 늦추는 촌극이 발생하고 있었다.

정부는 3000만원 초과부터 10%에서 최고 1억1000만원 초과 50% 세율을 적용하던 것을 이번에 1억원 초과부터 최고 3억8000만원 초과 50% 세율로 대폭 완화했다.

재건축사업 초기 단계인 추진위원회 단계부터 완공 시점까지 발생한 개발이익에 대해 부과하던 시점을 조합설립단계로 단축해 개발이익 산정 기간을 줄여 부담금을 낮췄다.

또 장기보유 1주택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6년 10%에서 최고 10년 이상 50%까지 감면한다. 4억원을 내야 하는 분이라면 3억1500만원으로 줄어들고 10년 보유 1주택자는 1억5800만원으로 세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이 정도면 사실상 재건축 초과이익환수는 상당 부분 무력화됐다고 봐야 한다.

재건축부담금 폐지까지 가기에는 정부, 여당도 행여나 집값 자극 우려 때문에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폐지가 아니어서 큰 효과가 없다는 의견도 있는데 어차피 지금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얼어붙은 투자심리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폐지를 하더라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지금 부동산 시장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가 중요한 이슈가 아니라는 말이다.

이번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개선안은 부동산 시장 정상화로 가는 첫 단추 정도로 이해하면 되겠다. 부동산 시장이 더 침체하면 개선이 아니라 폐지도 되겠지만 아직은 그런 상황은 아니라고 정부는 본 것 같다.

물론 국회 문턱을 넘는 과정에서 기준금액이 변경되거나 아예 무산되는 일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안정되면 서울의 새 아파트 공급을 위해 정비사업 규제는 풀어주는 것이 맞기에 거래 실종으로 집값 하락 압력이 높아지고 있어 정치권도 마냥 외면할 수는 없을 것이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

※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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