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가상자산 거래소 상륙하면…기대 반 우려 반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 상륙하면…기대 반 우려 반
  • 이민섭 기자
  • 승인 2022.09.25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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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거래소 경쟁력 제고 기회 vs 생존권 박탈
이석우 "국내기업의 해외진출 길 마련돼야"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의 국내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우려와 기대감이 교차하고 있다. 국내 산업 생태계 위축과 생존권을 위협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는 한편 국내 거래소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란 주장이 나온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부산광역시는 바이낸스와 FTX, 후오비 글로벌 등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와 잇따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국내에 진출하는 바이낸스는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이며, FTX는 코인베이스와 거래량 기준으로 2~3위를 다투는 대형 거래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후오비 역시 거래량 기준 세계 5위권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부산시는 이들 거래소와 협약을 통해 △거래소 설립에 대한 해당 거래소 기술, 인프라 활용 △블록체인 인 위크 부산에 외국 기업 참여 지역 내 대학과 연계한 블록체인 특화교육, 인턴십 진행 등을 진행한다.

부산시는 이를 통해 부산 디지털자산 거래소 설립 계획을 구체화하고 블록체인 특구로서 거듭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두고 해외 거래소의 국내 진출이 가시화되면서 국내 거래소들은 생존권에 위협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시장은 업비트, 빗썸이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해외 거래소가 진출하면 국내 소규모 거래소들의 생존을 위협한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운영사들은 올해 상반기 금융 변동성 확대 여파로 가상자산 거래량이 급감해 순이익이 반토막 났다. 이를 고려하면 국내 거래소들은 글로벌 대형 거래소들의 국내 시장 진입으로 수익성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국내 거래소들이 그간 쌓아온 경쟁력을 다시 살필 수 있는 기회로 보고, 경쟁력을 제고한다면 생존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석우 두나무 대표는 UDC 2022에 참석해 “업비트는 개장 이후 투명성과 안정성, 고객보호에 중심을 두고 운영해오고 있다”며 “이 같은 차별성이 있었기에 업비트는 고객들로 선택을 받아왔다. 거래소 경쟁자들이 많아지더라도 초심을 잃지 않고 계속 집중하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내에 해외 거래소가 진출한다면 우리나라도 해외 진출할 수 있는 똑같은 수단이 있어야 할 것”이라며 “외국인도 고객으로 받을 수 있는 입장이 돼야 동등한 경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해외 거래소가 국내에 진출할 경우 자금 세탁 위험성이 크다는 분석을 내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국내 진출하는 일부 거래소들은 영국, 일본 등에서 이미 자금 세탁 위험성을 지적받고 의혹을 해소하지 못해 영업을 금지 당했다”며 “국내에 진출하면 그만큼 국내 법을 따르겠다는 의미로 비춰지지만 자금 세탁 위험성을 해소하지 않는다면 국내 진출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minseob200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