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포커스] 尹대통령 말한 '이XX', 사실은 민주당?… 비속어 논란 확산
[정치포커스] 尹대통령 말한 '이XX', 사실은 민주당?… 비속어 논란 확산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2.09.24 0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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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바이든' 아닌 '날리면'" 해명… 野 "청각 테스트냐"
백악관 "언급하지 않겠다" 일축… 美 의회에선 불편한 심기 포착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를 마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를 마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혹은 날리면) 쪽팔려서 어떡하나."

정치권을 뒤흔든 윤석열 대통령의 한 마디다. 윤 대통령이 영국·미국·캐나다를 순방 중인 가운데 이같은 비속어 논란을 불거져 여야는 첨예하게 맞붙었다. 

대통령실과 여당은 윤 대통령의 발언을 수습하는 동시에 오히려 야당의 공세가 국익을 저해한다는 입장인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국격을 저하시킨 '외교 참사'라고 지적했다.

◇"미국과 상관 없는 얘기" 해명 진땀
美 의회 "지지율 20%, 본인 신경쓰길"

대통령실은 22일(현지시간) 윤 대통령의 전날 논란된 발언이 미국 의회가 아닌 우리나라 야당을 겨냥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이날 미국 뉴욕 현지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의 발언을 다시 청취해 달라며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고 날리면'이라고 돼 있다"고 정정했다. 

현재 여소야대인 국회 상황 속에서 우리나라가 약속한 1억 달러의 공여금을  '날려' 지불하지 못할 경우 바이든 대통령에게 자신의 면이 서지 않는다는 취지의 언급이란 설명이다. 

윤 대통령에게 확인 받은 사실이라고도 전했다. 취재진이 '말씀하신 분(윤 대통령)에게 확인했단 거냐'고 묻자 그는 "그렇다"며 "이 말씀을 직접 한 분에게 확인하지 않고는 이렇게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답했다.

김 수석은 "(대통령 발언에서) 미국 이야기가 나올 리가 없고, 바이든이라는 말을 할 이유는 더더욱 없다"고 거듭 논란 확산을 경계했다.

야당을 향해선 "결과적으로 어제 대한민국은 하루아침에 70년 가까이 함께한 동맹국을 조롱하는 나라로 전락했다"라면서 "순방외교는 국익을 위해 상대국과 총칼 없는 전쟁을 치르는 곳이다. 그러나 한 발 더 내딛기도 전에 짜집기와 왜곡으로 발목을 꺾는다"고 지적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해당 논란에 대해 "사적 발언"이라며 별도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지만, 논란이 비화되자 진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 발언을 가까이서 직접 들은 박진 외교부 장관은 23일 외교부 출입 기자단에게 발송한 입장문에서 "영상에 나온 발언은 회의를 마치고 다음 일정을 위해 황급히 이동하는 과정에서 지나가는 말로 한 것"이라며 "미국과는 상관없는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바로 직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짧지만 깊이 있고 친밀한 대화를 나누고 나오던 길이었는데 상식적으로 대통령께서 미국을 비난할 이유가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미국 백악관은 해당 논란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알리지 않았다.

미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대변인은 22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켜진 마이크(hot mic)' 발언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겠다"고 선 그었다.

대변인은 또 "우리의 한국과의 관계는 굳건하고 증진하고 있다"라며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을 핵심 동맹으로 여긴다. 두 정상은 어제 유엔 총회를 계기로 유익하고 생산적인 회동을 했다"고 전했다.

다만 미 의회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온다.

민주당 카이알리 카헬레 하원의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서 관련 기사를 공유한 뒤 "지지율 20%. 송구스럽지만 대통령님은 당신 나라에 집중하셔야 합니다"라고 질타했다.

공화당 피터 마이어 하원의원도 자신의 트위터에서 비속어 논란 기사를 공유한 뒤  윤 대통령을 향해 "이봐, 우리만 그렇게 말할 수 있어"라고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외신 가운데서는 프랑스 AFP통신이 윤 대통령의 해당 발언을 가장 먼저 보도했다. 이들은 기사에서 'XX들'은 'these f***ers', '쪽팔리다'는 'lose damn face'라고 각각 번역했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진석 "딱히 그렇게 안 들려… 억울"
주호영 "野 의미하는 거라도 많이 유감"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23일 "동영상만 여러 차례 봤는데 딱히 그렇게 들리진 않는다"고 일축했다.

앞서 지적받았던 윤 대통령이 '조문 외교'를 위해 영국 방문 당시 고(故)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 조문 취소 등 여러 논란에 대해 해명하며 윤 대통령의 외교 행보 전반을 두둔하기도 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우선 영국 방문에 대해 이런저런 어떤 지적을 하는 건 우리들 입장에선 억울한 면이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영국 정부와의 왕실에 초점을 잡고 조문 방문을 한 윤 대통령 내외가 무슨 결례를 한 게 뭐가 있나"라며 "자꾸 민주당에서 흠집내기, 물어뜯기를 하는데 도가 지나치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또 "왜 이걸 갖다가 자꾸 이렇게 저렇게 지나치게 흠집내기를 시도하는지 (모르겠다)"면서 "그래도 외국에 나가서, 우리 국익을 위해서 정상외교의 외교 강행군을 벌이는 국가원수, 대통령에게 스토킹 하듯이 이렇게 해선 안 된다"고 꼬집었다.

김미애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대통령을 흠집 내기 위해서라면 물불 안 가리는 고약한 집념이 기어이 국가와 국민 전체를 패대기치는 반역 행위로 귀결된 것"이라며 "'대통령의 외교 참사'가 아닌 '망국적 야당의 정치 참사'"이라고 민주당을 정조준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 시절에도 혼밥 문제부터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통령이 외교 활동을 하는 중에 그게 오히려 국내 정쟁의 대상이 돼서 그 성과를 깎아내리는 일이 없도록 서로가 좀 그런 점에 대해서 생각을 같이 했으면 좋겠다"라며 "민주당에게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주 원내대표는 "정권은 바뀌는 거고 대한민국은 영원한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대표 선수로서 대통령 외교 활동 중에는 서로 응원하고 격려하는 그런 풍토를 만들어 나가주실 걸 부탁 드린다"고 말했다.

다만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는 윤 대통령 발언 관련 대통령실 해명에 관한 입장을 질문하자 "전후발언의 경위라든지 정확한 내용에 정보가 없다"라면서도 "만약 우리나라 야당을 의미하는 거라 했더라도 많이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거리를 뒀다.

더불어민주당 복기왕 충남도당위원장(오른쪽세번째)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충북·충남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복기왕 충남도당위원장(오른쪽세번째)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충북·충남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尹대통령, 외교라인 전면 교체" 촉구
"그럼 野 의원 169명이 '이XX'란 거냐"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연일 '외교 무능', '외교 참사'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의 이번 순방은 총체적 무능과 외교참사로 평가할 수밖에 없다"라며 "윤 대통령은 도대체 뭘 위해 혈세를 들어가며 순방을 나섰던 거냐"고 질타했다.

안 수석대변인은 "조문 없는 조문 외교, 알맹이 없는 UN(유엔) 기조연설, 끈질긴 구애 끝에 얻어낸 기시다 총리와의 약식 회담, 바이든 대통령과의 48초 대화까지 총체적 외교 무능만 드러냈다"면서 "그러나 윤 대통령은 총체적 외교 무능도 부족했는지 충격적인 실언으로 외교 참사를 불러왔다"고 날 세웠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실언은 대통령의 평소 언행과 정상외교에 나선 대통령의 자세를 확인시켜 준단 점에서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고, 대한민국 국격을 실추시켰다"라며 "윤 대통령은 총체적 외교무능과 외교참사에 대해서 국민께 사과하고 박진 외교부 장관 등 외교라인을 전면 교체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재명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발언 대해 "참 할 말이 없다. 뭐라고 말씀드리겠나"라며 "국민들은 망신살이고 아마 엄청난 굴욕감, 그리고 자존감의 훼손을 느꼈을 것"이라고 직격했다. 

또 "총성 없는 전쟁이라고 다들 표현하는데 그 총성 없는 전쟁을 왜 이렇게 부실하게 하느냐"라면서 "준비도 부실하고 대응도 부실하고 사후 대처도 매우 부실하다"고 거듭 몰아세웠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의 대표기관인 민주당 169명의 국회의원은 정녕 'XX들'이냐"고 대통령실 해명에 반박했다.

박 원내대표는 "외교참사 대신 169명의 민주당 의원들에게 화살을 돌려보자는 저급한 발상 또한 낯부끄러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차마 고개를 들 수 없다"라며 "(대통령실 해명이) 국민을 개, 돼지로 여기며 국민의 청력을 시험하고 있다는 조롱과 질타가 온라인상에 가득하다"고 비꼬았다.

◇'외교 파동'에 지지율 한 주 만에 20%대
해외 순방 나갈 때마다 오히려 하락세 보여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한 주 만에 다시 20%대로 하락한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한국갤럽 여론조사(지난 20~22일, 전국 성인남녀 1000명, 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 ±3.1%p)에 따르면 윤 대통령 직무수행에 대해 '잘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28%로 나타났다.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당 내홍 등 여러 가지 요인으로 20%대에서 고전했으나, 직전 조사에서 33%를 기록해 탈출했다. 그러나 최근 외교 논란이 잇따르면서 한 주 사이 5%p가 하락하며 20%대로 재진입한 것이다.

반면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 대해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전주 대비 2%p 상승한 61%였다.

한국갤럽은 "이번 주 부정평가 이유에서는 영빈관 신축 계획 철회 등 대통령 집무실 이전 관련 문제, 영국 여왕 조문 취소 등 정상 외교 일선에서의 처신 관련 언급이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또 "윤 대통령 취임 후 두 번의 해외 순방은 직무 평가에 플러스가 되지 못했다"라면서 "지난 여름 NATO(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 직후 조사에서도 직무 긍정률이 6%p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임오경 대변인은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외국방문을 다녀오면 국정 지지도가 오르던 전임 대통령과 달리 오히려 윤석열 대통령은 지지도가 내려가고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최고의 인사'들을 구성했다고 자신했지만 국민께서 보는 윤석열 정부는 최악의 라인업으로 구성된 '오합지졸' 팀"이라고 비판했다. 

또 "윤 대통령에게 고한다. 더 늦기 전에 뼈를 깎는 심정으로 전방위적인 인사쇄신과 국정기조 전환을 단행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mjkang@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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