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400원 목전…韓 경제 상황 엇갈린 분석
환율 1400원 목전…韓 경제 상황 엇갈린 분석
  • 이민섭 기자
  • 승인 2022.09.18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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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수지 적자 상당한 어려움 직면
글로벌 킹달러 외환위기 수준 아냐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 경제가 놓인 상황에 대한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와 외환위기 당시 수준을 목전에 두며 한국 경제가 상당한 복합위기에 직면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반면 글로벌 킹 달러(달러 초강세) 기조는 모든 국가가 당면한 문제로 현재 한국경제를 과거 위기 때와 동일선상에 놓을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18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16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5.7원 내린 1388.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앞서 환율은 14일 1390원을 넘어선 데 이어 15일 장중 1397.9원까지 치솟았다. 16일에는 장중 1399.0원까지 급등하며 2009년 3월31일 이후 13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연고점을 연일 갈아치우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현재 한국경제가 상당한 어려움에 직면했다는 주장이 나온다.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지난달 수출은 전년 대비 6.6% 증가하는 데 그치면서 3개월째 한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또 같은 달 무역수지는 94억87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이달 들어서 3.6% 내린 것은 무역적자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반면 우리 경제가 위기를 맞이한 결과로 최근 원화 가치가 크게 떨어졌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유로화, 엔화 등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의미하는 '달러인덱스'는 올해 들어서 14.6% 올랐다. 9월 초에는 110선까지 오르면서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 대비 일본 엔화는 24년 만에 140엔대를 돌파하고 영국 파운드화 가치는 30여년 만에 최저치로 추락하는 등 다른 나라 통화 모두 약세를 보이고 있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경제 상황이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나 외환위기에 버금갈 정도의 상황은 아닌 것 같다"며 "기업 부도와 금융기관 부실화, 유동성 위기 등이 발생할 조짐은 뚜렷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현재는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 상황과 다른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며 "긴장하고 예의주시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과도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30여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오른 물가 억제를 위해 2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한번에 0.75%포인트(p) 인상)을 단행했다. 여기에 오는 20~2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도 0.75%p 이상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강달러 기조는 심화할 전망이다.

minseob200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