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자동차 놀이터 'HMG드라이빙센터'를 달리다
[르포] 자동차 놀이터 'HMG드라이빙센터'를 달리다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2.09.16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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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제네시스 최신 차량 선택, 전문 드라이버 되다
고속주행·급제동·오프로드 체험…코스별 맞춤 차종 배치
지난 15일 충남 태안군에 위치한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 마련된 현대자동차그룹 차량들. [사진=이성은 기자]
지난 15일 충남 태안군에 위치한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 마련된 현대자동차그룹 차량들. [사진=이성은 기자]

“가속페달을 콱 밟는다고 빨리 도착하지 않습니다. 서서히 가속하고 속도를 유지하며 장애물을 피해야 해요. 지금 보시면 욕심이 과해서 차량이 돌 때 ESC(차체 자세 제어장치)가 너무 많이 작동했어요.”

지난 15일 충남 태안군에 위치한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는 다목적 주행 코스 참가자들에게 조언하는 인스트럭터(instructor, 지도교관)의 목소리가 무전을 통해 쉴 새 없이 전해졌다. 차량은 현대자동차 ‘벨로스터 N’. 해당 코스에서는 고깔 모양 러버콘을 피해 결승선에 도착하는 ‘짐카나’(gymkhana)를 즐긴 참가자들이 평소 일상에서 경험하기 힘든 전문 레이싱 드라이버의 느낌을 경험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현대차·기아·제네시스의 스포츠 세단부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까지 한 데 모아 자동차를 좋아하는 어른들의 놀이터를 마련했다. 장소는 한국앤컴퍼니그룹이 지난 5월 오픈한 126만제곱미터(㎡, 약 38만평) 규모 주행시험장 ‘한국 테크노링’(Hankook Technoring)이다.

현대차그룹은 여기에 소비자들을 맞는 지상 2층 1만223㎡(약 3092평) 규모 센터 건물을 세웠다. 소비자들이 경험할 주행 코스는 한국 테크노링 주행시험장을 사용한다. 이곳에서 경험할 수 있는 차량들은 모두 한국앤컴퍼니그룹 후원으로 한국타이어 제품들이 장착된다.

◇방문객 맞이 준비 마친 드라이빙센터…6개 주행 코스 체험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에 들어서면 현대차·기아·제네시스 최신 전시 차량들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전시 차량 옆으로 방문객을 위한 카페테리아도 마련됐다. 2층에는 카페테리아와 함께 주행시험장이 한눈에 들어오는 대형 창이 있다.

1층 카페테리아 옆 문을 열면 강의실(Lecture Room)이 나온다. 이곳은 마치 전문 레이싱 드라이버들이 주행 코스를 미리 살펴보고 대기하는 공간과 비슷한 느낌을 주도록 했다. 행사에서는 주행 코스에 대한 강사의 설명이 이곳에서 이뤄졌다.

충남 태안군에 위치한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 전경. [사진=이성은 기자]
충남 태안군에 위치한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 전경. [사진=이성은 기자]

주행시험장에는 △제동 코스 △마른 노면 서킷 △젖은 노면 서킷 △고속주회로 △다목적 주행 코스 △원선회 코스 △킥 플레이트(kick plate) 코스 △오프로드 코스 등 8개 주행 코스가 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이중 △마른 노면 서킷 △젖은 노면 서킷 △오프로드 코스 △제동 코스 △다목적 주행 코스 △고속주회로 등 6개 코스를 경험했다.

강사의 코스 브리핑 이후 강의실 옆 벽에 있는 셔터가 올라가자 코스별 맞춤 차량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마치 레이싱 전 차량들이 모인 공간처럼 느껴졌다.

◇레이싱 선수처럼 서킷 주행…‘모하비’, 경사도 30도 측면 경사 거뜬

첫 번째로 경험한 마른 노면 서킷에서는 현대차 ‘아반떼 N’을 탑승했다. 마른 노면 서킷은 일반 서킷 주행 코스를 경험하는 느낌이었다. 코스는 총 길이 3.4킬로미터(㎞)며 직선 구간이 625미터(m)다. 도로 폭은 11m로 실제 레이싱 주행 서킷 폭과 비슷하게 만들었다.

이곳에서 평소 일반 도로에서 느끼기 힘든 아반떼 N의 거친 주행 경험을 최대한 느낄 수 있었다. 직접 주행을 마친 이후에는 전문 드라이버가 운전하는 차량에 동승해 전문가의 주행 솜씨를 경험했다. 전문 드라이버는 곡선 구간 마다 높은 속도를 유지하며 상체 쏠림 없이 여유로운 주행 실력을 보였다. 반면 동승석에서는 곡선 구간 마다 상체가 이리저리 쏠리는 경험을 했다.

두 번째 코스는 오프로드다. 오프로드 코스는 △언덕 경사로 △브이(V) 측면 경사로 △통나무 △범피 △측면 경사로 △모래 △바위 △자갈 △머드 △수로 등 코스로 구성됐다. 이들 코스는 각각 트레이닝 코스와 11가지 장애물이 있는 투어 코스로 나뉜다. 방문객은 투어 코스 주행 전 트레이닝 코스에서 먼저 경험한 뒤 투어 코스에서 직접 주행할 수 있다.

코스 주행 차량은 기아 ‘모하비’였다. 안전상 전문 드라이버가 주행하는 차량에 동승했다. 첫 주행 코스는 경사도 65%(33도)의 언덕 경사로였다. 언덕 경사로는 경사도 35%(19도)부터 70%(35도)까지 5개가 있다.

기아 ‘모하비’가 충남 태안군에 위치한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 오프로드 코스 중 브이(V) 측면 경사로를 지나는 모습. [사진=이성은 기자]
기아 ‘모하비’가 충남 태안군에 위치한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 오프로드 코스 중 브이(V) 측면 경사로를 지나는 모습. [사진=이성은 기자]

주변 상황을 카메라 모니터로 볼 수 있는 서라운드 뷰 모니터를 켜고 주행 모드는 머드 모드로 바꿔 경사로를 등반했다. 가속 페달을 많이 밟지 않아도 전혀 힘이 부치는 느낌 없이 여유롭게 올라갔다. 내려갈 때는 내리막 저속 주행 장치를 이용했다. 이때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차량이 자동으로 저속 주행하며 경사로를 무사히 내려올 수 있었다.

경사도 30도의 측면 경사로에서는 한쪽 측면 두 바퀴만 경사로에 걸친 채 잠시 멈춰 보기도 했다. 천천히 내려오면서 차량이 크게 덜컹거리거나 끼익하는 소리가 기계 마찰 소리가 들리지 않고 부드러운 주행을 보였다.

이외 V 측면 경사로, 수로, 머드, 자갈, 모래 등 코스를 거치면서 모하비의 안정적이고 부드러운 주행 성능을 경험할 수 있었다.

세 번째는 제동 코스다. 시승 차량은 기아 ‘K5’다. 제동 코스는 마른 노면과 젖은 노면으로 구성됐다. 마른 노면은 급가속 후 급정거를 하는 간단한 코스였다. 급제동 시 ABS(잠김방지 제동장치)가 작동해야 성공적인 주행이다. 젖은 노면 코스는 두 종류로 도로가 적당히 젖은 노면과 물이 일정 수준 고인 노면으로 나뉘었다.

◇젖은 노면에도 안정적인 ‘아이오닉 5’…미사일 탄듯 고속주행도

네 번째는 현대차 ‘아이오닉 5’를 타고 젖은 노면 코스다. 총 1.6㎞ 구간 도로에 물이 계속 뿌려진 코스를 부드럽게 주행해야 했다. 전문 드라이버의 시험 주행에서는 곡선 구간별로 미끄러지듯 곡선을 통과하는 드리프트가 가능한 구간이 지정됐다.

이날 주행에서는 곡선 구간 진입 전 제동해야 할 위치에서 적절히 제동하며 젖은 노면에서 아이오닉 5의 안정적인 주행감을 경험했다.

다섯 번째로 경험한 다목적 주행 코스에서는 벨로스터 N의 역동적인 주행감을 체험했다. 다목적 주행 코스는 길이 650m, 폭 230m의 도로에 설치된 고깔 모양 러버콘을 피해 주행하는 짐카나를 경험했다.

기아 ‘스팅어’가 충남 태안군에 위치한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 고속주행로를 달리는 모습. [사진=현대자동차그룹]
기아 ‘스팅어’가 충남 태안군에 위치한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 고속주행로를 달리는 모습.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이어진 마지막 코스는 고속주행로다. 고속주행로는 길이 4.6㎞, 곡선주행로 1.8㎞, 4개 차로로 구성된 코스다. 도로가 벽처럼 옆으로 누워진 구간은 가장 높은 차선이 38.87도다. 최고 속도 시속 275∼280㎞까지 달릴 수 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G70 사륜구동(4WD)’전문 드라이버가 가장 경사가 심한 각도의 차선을 곡선 구간 시속 220㎞, 직선 구간 250㎞로 달리는 차량에 동승했다. 경사가 심한 차로에서는 자칫 안전사고의 위험이 있어 전문 드라이버가 배치됐다.

전문 드라이버 주행에 동승했을 땐 마치 미사일에 탑승한 느낌이 들었다. 곡선 구간에서는 속도를 낮춰 시속 220㎞로 경사가 가장 심한 차선에서 달리자 옆으로 누워 날아가는 기분도 들었다. 직접 주행에서는 가장 경사도가 낮은 차선에서 시속 150㎞를 달려 주행감을 최대한 느낄 수 있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