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러시아, EU 가스공급 중단 시 국내 산업 타격 불가피"
한은 "러시아, EU 가스공급 중단 시 국내 산업 타격 불가피"
  • 이민섭 기자
  • 승인 2022.09.15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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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 확보·수입선 다변화 등 노력해야"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올 겨울 러시아가 유럽연합(EU)에 대한 가스공급을 전면 중단할 경우 핵심 자본재·핵심재 공급 차질로 국내 주력 산업이 타격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러시아 가스공급 중단 관련 EU 생산 차질 및 국내 산업 리스크’ 보고서를 15일 발표했다.

보고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겨울철 러시아가 ㅇ럽에 대한 가스공급 전면 중단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실제 이달 1일부터 12일까지 러시아의 EU 일평균 가스공급 규모는 지난해의 20% 수준까지 감소했다.

국제통화기금(IMF) 등에 따르면 러시아가 가스공급을 중단할 경우 향후 1년간 EU 경제성장률은 0.4~2.6%포인트(p) 하락하고, 산업의 생산 차질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EU 경제의 생산 감소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경우 국내 산업도 에너지 시장 수급 불안, 주력 산업의 생산 차질, 원가 상승이 불가피하다.

한은은 보고서를 통해 “국내 LNG 재고는 예년 평균을 크게 밑돌고 있으며 러시아 가스공급 중단, 겨울철 수요 확대가 겹칠 경우 각국의 LNG 확보 경쟁이 치열해져 국내 에너지 수급이 원활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국내 산업에서 EU산 자본재와 중간재 의존도가 높은 조선과 반도체, 자동차 부문에서 생산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반도체의 경우 글로벌 유일 생산업체인 네덜란드 ASML로부터 핵심 반도체제조용장비를 전량 수입하고, 조선의 경우 선박 엔진 부품, 자동위치유지장치 등을 독일, 오스트리아로부터 수입해 대체하기 어렵다.

이밖에 화학, 철강 업종 등은 가스공급 중단에 따른 원재료, 전기 가격이 상승할 경우 생산원가 부담을 떠안아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우리나라의 EU 국가별 수입 규모, 수입 대체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독일의 생산 차질이 국내 산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김남주 한국은행 조사국 동향분석팀 차장은 “러시아의 가스공급 중단에 따른 경제 충격에 대비하기 위해 에너지 수급안정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우리 경제에 영향이 큰 수입 품목을 중심으로 선제적인 제고 확보, 수입선 다변화, 해외 공급장 정보 확충 및 공유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minseob200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