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뉴삼성 핵심키 '친환경' 결단…이건희 경영 벗다
이재용, 뉴삼성 핵심키 '친환경' 결단…이건희 경영 벗다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2.09.15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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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신 환경경영전략 제시…'기술·상생' 담아
30년만에 경영 패러다임 전환…탄소중립 성장발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 패러다임을 ‘친환경 경영’으로 전환한다. 30년만의 새로운 환경경영전략 선언으로 ‘친환경’을 경영복귀 후 ‘뉴삼성’의 핵심 키워드로 삼았다. 아버지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식 경영에서 벗어나 이재용식 경영으로 새롭게 탈바꿈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15일 ‘신(新)환경경영전략’을 발표하고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新환경경영전략’ 선언은 지난 1992년 이건희  회장이 ‘삼성 환경선언’을 한 이후 30년 만이다. 삼성은 ‘삼성 환경선언’을 공표한 뒤 각종 환경문제를 산업현장에서 추방하는 ‘클린 테크, 클린 라이프’ 운동을 전개했다. 2005년엔 ‘환경 중시’를 삼성의 5대 경영원칙 중 하나로 지정했고 2009년 ‘녹색경영비전’을 발표했다.

예전과 다른 건 경영 패러다임 자체를 친환경으로 전환한다는 점이다. 이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지만 탄소중립은 피할 수 없는 과제인 만큼 오히려 성장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의지다.

삼성전자의 전력 사용량은 지난해 기준 25.8테라와트시(TWh)로 글로벌 IT제조사 중 최대치다. 이는 서울시 전체 가정용 전력 사용량 14.6TWh의 1.76배에 달한다. 반도체 생산라인을 계속 증설하고 있어 전력 사용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핵심 반도체사업장이 자리 잡은 한국은 재생에너지 공급여건이 상대적으로 나빠 재생에너지 목표 달성에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크다. 지난해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7.5%로 OECD 평균(30%)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태양광 kWh당 발전단가도 116원으로 중국(42원), 미국(48원)에 비해 크게 높다.

삼성 환경경영 역사.[그래픽=고아라 기자]
삼성 환경경영 역사.[그래픽=고아라 기자]

이 같은 까닭에 삼성은 그동안 국내 4대 그룹 중 유일하게 RE100(재생에너지 100%) 가입 선언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글로벌에선 친환경경영에 대한 요구치가 높아지고 있다. 올해 2월 네덜란드 공적연금(ABP)의 투자를 담당하는 ‘네덜란드 연금자산운용(APG)’은 삼성전자를 포함한 국내기업 10곳에 탄소 배출 감축을 요구하는 내용의 주주서한을 보냈다.

재계는 지난달 사면복권 후 경영에 복귀한 이 부회장이 ‘뉴삼성’을 향한 한 축으로 ‘친환경’을 내세웠다는 해석이다. 이날 발표된 삼성의 새로운 환경경영전략은 이 부회장이 평소 강조해왔던 ‘기술’과 ‘상생’을 담고 있다.

삼성전자는 2050 탄소중립을 목표로 △고효율 부품(압축기, 열교환기, 반도체) 적용 △AI 절약모드 도입 등 제품 작동 알고리즘 개선 △반도체 생산 과정에서 배출되는 대기·수질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신기술 △탄소 포집·활용 기술 등을 개발할 계획이다.

또 유망 친환경 기술을 발굴하고 해당 분야의 스타트업을 육성, 지원하기 위한 투자도 진행한다. 세척해 다시 사용할 수 있고 미세입자와 가스까지 동시 제거 가능한 세라믹촉매필터를 개발하고 이를 협력사, 버스터미널, 어린이집 등 지역사회에 적용할 예정이다.

jangstag@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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