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포항제철소가 태풍 ‘힌남노’와 냉천 범람으로 인해 제철소 대부분 지역이 침수되는 위기를 맞았지만 민·관·군 총력 복구 지원으로 고비를 넘겼다.

14일 포스코에 따르면, 이달 7일부터 시작된 긴급 재해 복구 작업에 포항제철소 임직원과 광양제철소, 그룹사, 협력사 임직원, 경상북도, 소방청, 해병대 등 전국 50여개 민·관·군의 지원이 이어졌다.

포항제철소는 이같은 지원에 힘입어 전 고로 정상 가동 체제에 돌입하고 철강반제품 생산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소방청은 울산화학센터에 보유한 대용량포 방사시스템 2대를 포항제철소에 배치했다. 국내에 단 2대뿐인 대용량포 방사시스템은 분당 최대 7만5000리터(ℓ) 물을 배출할 수 있는 첨단장비다.

소방청 산하 경상북도 소방본부와 포항남부소방서는 소방인력, 소방차량 41대, 소방펌프 224대 등을 투입했다. 이들은 배수작업 전반을 총괄하면서 장비·소방대원의 배치와 일 단위 작업 진도 관리를 도왔다.

해병대는 소방펌프, 양수기, 분뇨수거차량을 지원하고 직원들의 근무복을 세탁하는 등 다방면에서 현장 어려움을 해소했다. 해병대는 제철소 침수가 시작된 6일에는 장갑차를 투입해 제철소 내부 진입을 도왔다.

파트너사에서도 지원이 이어졌다. 포스코 후판제품 최대 파트너사인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는 소방펌프, 고압세척기, 발전기 등을 지원해 긴급 복구 작업에 힘을 보탰다.

SK그룹의 사회공헌 네트워크 ‘행복얼라이언스’는 3일 간 밥차를 연결해 지원했다. 전국재해구호협회는 세탁구호차량을 통해 직원들의 작업복 세탁을 지원했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는 토페도카 5기를 포항으로 급파했다. 토페도카는 쇳물을 담아 운반하는 용기를 실은 차를 의미한다. 침수로 사용이 어려웠던 포항제철소 토페도카를 대신해 현대제철의 토페도카가 포스코의 쇳물을 성공적으로 옮기면서 철강업계 간 협력을 추진했다.

광양시에서도 지원이 이어졌다. 광양제철소 약 20개 협력사는 전문인력 370여 명을 파견해 각종 수리 작업에 일손을 보탰다. 광양제철소 협력사 ‘광양기업’은 피해 복구 작업 개시 즉시 진공청소차량과 살수차량 등을 지원하고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직원들을 위해 떡을 마련했다.

이철우 경상북도 지사는 9일 포항제철소 복구 현장을 재차 방문해 점검하던 중 포스코로부터 추가 복구 장비 지원을 요청받았다. 이 지사는 현장에서 관계기관에 즉각적인 지원을 지시했다.

이외에도 국방부, 포항시, 영덕군, 의성군, 한국도로공사, 철강관리공단, 포항상공회의소, 광양상공회의소, 육군 50사단, LS일렉트릭(옛 LS산전) 등에서도 각종 장비와 물품, 식음료 등을 보내와 포항제철소의 안전하고 신속한 복구를 응원했다.

복구 작업을 지휘한 이영팔 경북소방본부 본부장은 “영롱하게 빛나던 포항제철소 야경이 꺼진 모습을 보고 심장이 무너지는 듯 마음이 아팠다”며 “포항제철소가 타격을 입으면 지역 경제와 국가 경제가 다 같이 무너진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 지원했다”고 말했다.

박홍출 중앙119구조본부 울산119화학구조센터 센터장은 “극도로 피곤한 일정이었지만 국가 기간산업 수호에 대한 사명감으로 대원들이 헌신적으로 임했다”며 “형산강 너머 다시 포항제철소의 완전한 불빛을 볼 수 있을 때까지 응원하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포스코는 적극적인 지원과 응원에 보답하기 위해 24시간 복구작업을 지속해 조업 정상화에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규정된 절차에 철저히 입각해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침수피해로 가동이 중단됐던 제철소 내 식당을 14일부로 다시 열고 복구 작업 인력들에게 도시락 대신 정식 식사를 제공한다.

가장 큰 피해를 본 포항제철소 압연지역은 약 90% 정도 배수가 완료돼 일부 공장은 전기 공급이 시작됐다. 포스코는 배수작업과 지하시설물 점검이 완료되면 피해 규모과 압연라인 가동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포항제철소 초유의 위기 상황에서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은 모든 분들께 포스코그룹 임직원을 대표해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보내주신 성원과 응원을 통해 국가 경제에서 우리 제철소가 가진 막중한 책임감을 다시 느끼며 제철소 조기 정상화로 보답하겠다”고 강조했다.

[신아일보] 최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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