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2021년 사상 최대 수출…2022년은 내리막길 지속
김치, 2021년 사상 최대 수출…2022년은 내리막길 지속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2.09.13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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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월 수출액 1200억, 전년비 11.6%↓…올들어 7개월째 감소
1위 수출시장 일본 엔저로 가격경쟁력 약화…무역수지 '적자'
미국서 대상·CJ·풀무원 마케팅 적극…aT '김치의 날' 홍보 노력
미국의 어느 마트에 진열된 한국의 대상 종가집 등 김치 제품들. [사진=박성은 기자]
미국의 어느 마트에 진열된 한국의 대상 종가집 등 김치 제품들. [사진=박성은 기자]

지난해 사상 최고 수출액을 기록했던 K-푸드 대표주자 김치가 올해 들어 지속적으로 부진한 모습이다. 최대 수출시장인 일본에서 소비 감소와 엔저에 따른 가격경쟁력 약화가 주 이유로 분석된다. 

14일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농식품 수출정보(Kati)에 따르면, 2022년 1~7월 김치 수출액은 8776만달러(약 1204억원)다. 전년 동기 9925만달러(1362억원) 대비 11.6% 감소했다. 

김치는 코로나19 장기화와 글로벌 물류대란을 딛고 지난해 1억5991만달러(2195억원)로 사상 최대 수출액을 기록했다. 덕분에 김치 무역수지도 2009년 이후 12년 만에 흑자를 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7개월째 내리막길이다. 실제 수출액 기준 전년 동기대비 증감률을 살펴보면 △1월 마이너스(-)31.8% △2월 -3.9% △3월 -3.3% △4월 -7.0% △5월 -3.5% △6월 -9.5% △7월 -13.1%다. 이처럼 수출이 주춤하면서 김치 무역수지는 873만달러(120억원) 규모의 적자를 냈다. 김치 수입의 99%는 중국산이다. 

김치 수출 부진의 주된 이유는 일본시장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일본은 한국김치 최대 수출시장이다. 지난해에는 8012만달러(1101억원)로 전체 수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코로나19에 따른 면역력 이슈와 함께 BTS(방탄소년단),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을 비롯한 한류 콘텐츠 인기로 한국 김치를 찾는 이들이 많았다.

올해에는 한국김치 소비가 이전보다 줄었다. 실제 7월 누계 일본 수출물량은 1만1903톤(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만3011t과 비교해 1100t 이상 감소했다. 금액으로는 25.9% 급감한 3797만달러(521억원)에 그쳤다. 

aT 관계자는 “코로나 상황이 완화되면서 가정용 수요가 감소했고, 환율 영향으로 엔저(엔화약세)가 심화되면서 한국김치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아져 현지에서 가격경쟁력이 떨어진 것도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한 김치 중국 수출이 장기간 지지부진한 탓도 있다. 2016년 박근혜 정부 당시 농림축산식품부는 한·중 정상회담을 물꼬로 김치의 중국 수출 재개를 하면서 그 해 100만달러 달성과 함께 지속적인 수출 확대를 공언했다. 일본에 편중된 김치 수출시장 구조를 깨고 중국산 수입김치에 맞서기 위한 명분이었다. 그럼에도 올 7월 누계 중국으로의 김치 수출은 10t, 4만달러 수준에 불과하다. 

올 1~7월 김치 수출액 누계 및 일본·미국 현황. [그래프=박성은 기자]
올 1~7월 김치 수출액 누계 및 일본·미국 현황. [그래프=박성은 기자]

다만 미국으로 김치 수출이 확대된 점은 고무적인 대목이다. 이 시장에서 7월 누계 수출액은 1824만달러(25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2% 늘었다. 물량은 같은 기간 23.9% 증가한 5671t이다. 미국은 5년 전만 해도 수출액이 724만달러(99억원)로 현지 교민 위주의 시장이었다. 이후 한류 콘텐츠 확산과 함께 대상, CJ, 풀무원 등 국내 식품기업들의 적극적인 홍보·마케팅에 힘입어 지난해 2825만달러(388억원)로 일본에 이어 2위 수출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

국내 김치 최대 수출업체인 대상 관계자는 “코스트코, 월마트를 비롯한 미국의 메인스트림(주류) 채널 입점이 확대되고 있다”며 “미국 판매가 늘어난 덕분에 올 상반기 기준 글로벌 매출액(수출·해외 판매 총합)은 약 4000만달러(550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25% 증가했다”고 말했다.

농식품부와 aT는 남은 하반기 김치 수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총력을 쏟을 계획이다. 특히 aT는 김춘진 사장이 미국 내 ‘김치의 날’ 릴레이 제정에 나서고 있다. 현재까지 캘리포니아주, 워싱턴 D.C를 포함한 4개 주가 김치의 날을 제정했다. 

aT는 또 김치 수출업체의 판로 다변화를 위해 비건·할랄 인증 취득과 김치블럭, 김치주스를 포함한 다양한 수출용 김치 가공품 개발을 지원 중이다. 

aT 관계자는 “4분기 중 한류와 연계해 글로벌 소비자 입맛에 맞는 김치 레시피를 보급하고 대규모 수출상담회로 김치 기업들의 해외 판로 개척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parks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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