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샘근무 후 기자실 '깜짝' 방문 "긴장 늦출 수 없어"
"수도권 집중호우는 예측불가였다"… 국무회의 순연
野박지원 "과잉 대비가 피해보다 좋다… 적응력 좋다"
윤석열 대통령이 제11호 태풍 '힌남노' 대응을 위해 용산 대통령실에서 밤샘 근무를 한 데 이어 6일 "긴장의 끈을 놓지 말라"면서 마지막까지 총력 대비 태세 유지를 당부했다
윤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에서 비상 철야근무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날 오전 출근부터 이날까지 밤을 새우며 수차례 상황점검과 회의를 주재했다고 한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일찍 대통령실 기자실을 '깜짝' 방문했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과 김은혜 홍보수석 등 관계자들과 기자실을 찾은 윤 대통령은 "태풍은 울릉도 쪽으로 빠져나갔지만 긴장을 늦출 수 없어 지자체와 실시간 연락을 취하며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제일 중요한 게 주민 대피이고 두번째는 위험지역에 대한 이동 통제, 세번째가 시설물 안전과 산사태 방지"라면서 "어제 지자체, 소방청, 군, 경찰 등 다 동원해 주민 대피가 적시에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집중호우가 있어서 지반이 약해진 상황이라 다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며 "오늘 내일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언론을 향해서도 "언론에서도 밤새 계속 실시간 재난방송을 해줬다"며 "잘해주셔서 굉장히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7시25분 청사 내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회의를 소집했다"고 밝혔다.
김 수석은 "태풍 힌남노는 동해로 빠져 나갔지만,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른 단계"라며 "피해 상황을 관리하고 적재적소에 신속한 지원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태풍의 중심이 포항을 막 벗어나서 동해 쪽으로 접어들던 시점이었다"며 "홍수 경보와 함께 침수 피해가 보고가 됐다"고 덧붙였다.
화상보고에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유희동 기상청장이 참석했다.
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현재 바닷물의 수위가 높아지는 만조의 시간과 겹쳐서 하천 범람 등 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더욱 긴장을 놓치지 말고 주의를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고 김 수석은 전했다.
당초 이날 오전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를 주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재난 상황에 따라 순연하기로 했다. 대통령실 이 같이 밝히며 "각 국무위원도 지금 회의 소집보다는 소관 부처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대비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이처럼 철저 대비를 하는 것은 지난달 수도권 집중호우 때 '자택 지시' 논란이 일었던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수도권 폭우 당시 자택으로 퇴근한 뒤 '전화 지시'를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이후 한덕수 총리가 윤 대통령 자택에 비상 재난 대응을 위한 시스템이 충분히 갖춰져 있다고 해면했지만, 취임 후 처음으로 맞딱뜨린 재난 상황에 대응이 미흡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윤 대통령은 기자실 방문에서 '지난달 수도권 집중호우 때보다 강력히 대응한 이유'에 대해 "지난달 집중 호우는 예측불허였다. 퇴근할때까지만 해도 서울 강북은 거의 비가 안 왔고 강남 몇 개 지역에 집중적으로 비가 와서 예측 불가였다"고 언급했다.
이어 "지난번 호우는 기상 이변에 따른 게릴라식 호우여서 배수 터널이라든가 재난 대응 인프라가 부족해 생긴 문제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힌남노는 위력이 알려져 있고, 작은 태풍을 먹어가면서 커진 괴물 태풍"이라면서 "사전 대비를 잘 하면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어제 출근할 때부터 철저 대응을 지시했다"고 부연했다.
한편 야권의 원로인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을 향해 "과잉 대비가 피해보다 훨씬 좋다"며 "적응력 좋으시다. WP(워싱턴포스트) 여성기자 질문에 여성 장관 기용하더니 지난 폭우 허술 대비로 이번 힌남노 대비 잘 하신다. 다른 국정도 이렇게 하시면 좋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