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우먼⑧] 조현민 한진 사장…지속 리더십, '아시아 대표 물류업' 구축
[원더우먼⑧] 조현민 한진 사장…지속 리더십, '아시아 대표 물류업' 구축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2.09.06 05: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래성장·마케팅 총괄, 기업 비전 실현 주도
플랫폼 중심 신규 사업 분야 영역 확대 집중

코로나19 호황 이어 2025년 매출 4조 목표
사장 이후 경영관리 대표 자리 오를 가능성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는 21세기를 ‘여성의 세기’로 단언했다. 실제 최근 경제·산업계에선 여성 특유의 섬세한 경영 리더십이 주목을 받고 있다. 세상이 바뀌면서 남성의 강력한 카리스마 경영이 아닌 협업을 중시하는 여성의 부드러운 지도력이 기업 경영의 대세로 떠오른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도 새정부 출범과 함께 “여성경제인은 우리경제의 가장 중요한 주체”라고 드높였다. <신아일보>는 여성기업인들에게 경영능력을 전수 받기로 했다. 연중기획 ‘원더우먼’ 코너를 마련, 경제계 전체에 전파할 계획이다. 국내 대표 여성CEO를 조명하고 그들의 유연한 경영능력을 습득하는 시간이다./ <편집자 주>

조현민 한진 미래성장전략·마케팅 총괄 사장이 지난 6월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표하는 모습. [사진=한진]
조현민 한진 미래성장전략·마케팅 총괄 사장이 지난 6월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표하는 모습. [사진=한진]

조현민 한진 미래성장전략·마케팅 총괄 사장이 한진의 미래 사업을 진두지휘한다. 특히 조 사장은 신사업 기반을 다지며 소비자 접점 확대 등을 통해 기업 이미지 구축에 힘을 쏟는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조 사장은 ‘아시아 대표 스마트 솔루션 물류기업’이란 기업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한진의 온라인 플랫폼 구축, 마케팅 확대를 주도하며 목표 기반을 다진다.

조 사장은 지난 2018년 대한항공, 진에어, 한진칼 등에서 맡던 한진그룹사의 모든 직책에서 물러났다. 이후 1년여 만인 2019년 11월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의 최고마케팅책임자(CMO)로 경영에 복귀했다. 이어 2020년 9월엔 한진 마케팅 총괄 임원(전무)에 선임됐다.

앞서 조 사장은 한진칼 CMO로서 한진의 다양한 마케팅, 신규 서비스 등을 주도했다. 그가 주도한 프로젝트는 ‘함안수박 기프트카드’, ‘원클릭 택배서비스’, ‘친환경 택배상자 공동구매 서비스’, ‘간편여행 신규 서비스 시범운용’, ‘수도권 전문배송 플랫폼 구축 추진’ 등이다.

조 사장은 한진 마케팅 총괄 임원으로서 이들 프로젝트를 이어갔다. 조 사장은 지난해 1월 부사장에 이어 올해 1월 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하며 경영 보폭을 넓혔다. 특히 조 사장은 부사장 승진 당시 미래설장전략실 신설, 기존 마케팅총괄부를 마케팅실로 확대하며 자신이 맡는 미래신사업, 마케팅 분야에 힘을 실었다.

조 사장의 경영 스타일은 한 번 추진한 일을 꾸준히 지속하는 성격으로 알려졌다. 조 사장이 지난 2010년 대한항공 통합 커뮤니케이션 팀장 당시 직접 즐겨하던 PC게임 ‘스타크래프트’를 활용한 항공기 래핑, 격납고에서 ‘대한항공 스타리그 2010’ 결승전 개최 등 스타크래프트 마케팅도 그의 사업을 지속하는 성격이 담겼다. 지금까지 맡은 신사업, 마케팅 분야를 계속 이끄는 점도 이러한 경영 스타일이 녹아든 결과로 풀이된다.

조현민 한진 미래성장전략·마케팅 총괄 사장이 지난 6월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표하는 모습. [사진=한진]
조현민 한진 미래성장전략·마케팅 총괄 사장이 지난 6월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표하는 모습. [사진=한진]

조 사장은 한진에서 경영에 나선 이후 기존 신사업을 플랫폼 영역으로 확대하는 데 집중했다. 그는 2020년 11월 전무일 당시 플라스틱 소재의 자원순환 서비스 플랫폼을 출시하며 테라사이클와 맺은 관련 업무협약식에 경영 복귀 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 대외 활동을 시작했다.

또 조 사장은 ‘원클릭 스케일업(Scale-Up) 서비스’ 출시, 기프트카드 플랫폼 구축, 친환경 업사이클링 플랫폼 ‘플래닛’(PLANET) 출시, 물류전문지식 플랫폼 ‘로지덕스’(LogiDucks) 출시 등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신사업 분야 영역 확대에 역량을 집중했다.

그는 온라인에서도 모바일 택배게임 ‘택배와 아일랜드’ 출시, 가상 물류 공간인 메타버스 ‘한진 로지버스 아일랜드’ 오픈 등을 주도하며 소비자 소통을 강화했다.

조 사장은 다양한 플랫폼, 온라인 사업 투자를 바탕으로 한진택배에 대한 소비자 브랜드 인식을 넓혀 실적 상승을 꾀한다.

부사장에 오른 지 2개월 만인 지난 2021년 3월에는 ‘한진 중장기 비전 2025’를 발표하며 매출액을 3조5000억원, 영업이익 1750억원을 목표로 내세웠다. 이를 위해 5년간 총 6480억원 규모 투자 계획을 수립했다. 투자는 택배터미널 신축·확장(5094억원) 등에 쓰인다.

이어 올해 5월에는 오는 2025년까지 글로벌 사업 매출액 1조원을 목표로 잡았다. 이를 위해 6월에는 2025년까지 1조1000억원 투자를 발표했다. 2025년 목표 실적은 매출액 4조5000억원, 영업이익 2000억원으로 높였다.

지금까지 목표 실적을 향한 항해는 순조롭다.

한진 실적 추이(위)와 주요 연월별 한진 주가 추이(아래). [그래프=고아라 기자]
한진 실적 추이(위)와 주요 연월별 한진 주가 추이(아래). [그래프=고아라 기자]

한진은 지난 2019년 처음으로 매출액 2조원을 돌파한 이후 2020년 2조2156억원, 지난해 2조5041억원 등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영업이익도 지난 2019년 907억원에서 지난해 994억원으로 9.7% 증가했으며 지난 2020년에는 1059억원으로 영업이익 1000억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특히 실적 상승세는 조 사장이 한진 경영에 나서는 당시부터 코로나19로 비대면 활동이 늘며 택배업계가 호황을 맞아 투자재원을 마련해 신사업에 더욱 적극 나설 수 있는 배경이 됐다. 더불어 지난 2020년 9월 조 사장의 한진 임원 선임 이후에는 한진 주가가 4만∼5만원대를 기록하는 등 고평가를 받기도 했다.

앞으로 조 사장은 올해 하반기 공개 예정인 택배 소재의 단편영화 제작 투자 등 로지스틱스와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로지테인먼트’를 내세워 마케팅을 강화한다. 또 마케팅 플랫폼 서비스 사업을 넓혀 국내·외 기업들이 한진을 찾아오도록 할 방침이다.

조 사장은 미래성장전략·마케팅 사장을 넘어 대표 자리까지 꿰찰 전망이다. 한진은 조 사장 승진 당시 노삼석, 류경표 사장 각자 대표이사 체제에서 노 사장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했다. 기존 노 사장은 사업 총괄을 담당하고 류 사장은 경영관리를 맡았다. 조 사장이 미래성장전략을 맡는 만큼 경영관리를 통칭할 수 있는 이유로 대표 자리에 오를 여지가 충분하다.

조 사장은 지난 6월 ‘비전 2025’를 발표하면서 “아시아 대표 물류 회사가 되기 위해선 국내에서부터 인정받아야 하기 때문에 한진이라는 브랜드가 신뢰를 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회사들이 적극적으로 찾는 물류와 마케팅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업 영역을 더욱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selee@shinailbo.co.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