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안 한다' 윤대통령, 용산서 철야… '힌남노' 대응 총력
'퇴근 안 한다' 윤대통령, 용산서 철야… '힌남노' 대응 총력
  • 김가애 기자
  • 승인 2022.09.05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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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머물면서 종합상황 보고받고 점검"
수도권 집중호우 때 '자택지시 논란' 의식한 듯
(사진=대통령실)
(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제11호 태풍 힌남노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은 이를 위해 한반도가 힌남노의 영향권에서 벗어날 때까지 대통령실에서 24시간 대기하며 상황을 챙길 예정이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오늘과 내일 용산 대통령실에 머물면서 종합상황을 보고받고,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점검에 나선다"고 밝혔다. 

김 수석은 "대통령실의 대비태세도 이와 다르지 않다"면서 "모든 비서관실, 수석실이 24시간 교대근무하며 대기 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제적 대처를 위해 24시간 대응, 행정안전부와 기상청 등 관계부처 및 지방자치단체와 상황을 공유하면서 필요한 지원을 챙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도 힌남노에 대한 대비 상황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태풍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를 방지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또 "각 경제부처가 추석을 앞두고 민생·물가 안정에 전력을 다해달라"며 "태풍으로 피해를 볼 수 있는 국민, 농가에 대해서는 역지사지의 자세로 복구비, 재해보험을 신속하게 지급하라"고 지시했다.

이는 윤 대통령이 강조하고 있는 '선조치 후보고', 즉각적인 피해 복구의 실행을 부처에 당부한 것이라고 김 수석은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생명을 지키는 데 총력을 다하라"며 "전례 없는 태풍 재난에 피해를 본 국민에 대해 국가가 배려하고 곁에 서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한덕수 국무총리와의 주례회동에서도 현안 논의에 앞서 힌남노 진행상황과 정부 대비 상황을 점검했다. 

윤 대통령은 "단 한 명의 인명피해도 없도록 해야한다"면서 "안전조치를 철저히 대응해달라"고 주문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비상근무 태세에 대해 "오늘 밤과 내일 새벽까지 (용산에) 계속 머물며 필요시 위기대응센터를 방문해야 될 상황에는 직접 (상황실에) 내려가고, 지자체장이나 정부 관계부처장에게 수시로 시시각각 달라질 상황을 체크한다"며 "철저한 대비·대응태세를 짚어보는 긴 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 비상근무시 복장이나 휴식은 어떻게 되나'라는 질문에는 "(출근길에 보니) 바지가 달라졌더라"며 "단단히 준비하고 오신 것 같다"고 했다.

초강력 태풍이라는 재난 상황 대응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윤 대통령이 이처럼 철저 대비를 하는 것은 지난 수도권 집중 호우 대응과 관련해 자택 근무 논란이 일었던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수도권 폭우 당시 자택으로 퇴근한 뒤 '전화 지시'를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이후 한덕수 총리가 윤 대통령 자택에 비상 재난 대응을 위한 시스템이 충분히 갖춰져 있다고 해면했지만, 취임 후 처음으로 맞딱뜨린 재난 상황에 대응이 미흡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한편 이날 윤 대통령은 민방위복 차림으로 출근했다. 윤 대통령이 양복이 아닌 다른 차림으로 출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자들과 출근길 약식 질의응답에서도 "오늘내일은 상황이 상황인 만큼 힌남노 관련 질문만 받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오늘은 제가 비상대기를 좀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관저 입주에 대해 묻자 "글쎄 뭐 관저가 중요한 게 아니다"고도 했다.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