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HLB·제넥신, 유럽서 신약기술 뽐낸다
셀트리온·HLB·제넥신, 유럽서 신약기술 뽐낸다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2.09.05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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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암학회 '유럽종양학회' 참가, 항암신약 연구 발표
의약품 연구개발 중인 연구원(본 사진은 기사와 무관합니다)[사진=셀트리온]
의약품 연구개발 중인 연구원(본 사진은 기사와 무관합니다)[사진=셀트리온]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오는 9일부터 13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항암신약 연구개발 성과 발표 등으로 이목을 끌 전망이다.

ESMO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미국암학회(AACR)와 함께 세계 3대 암학회 중 하나다. 특히 연초에 개최되는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투자행사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를 앞두고 열려 기술수출(라이선스 아웃) 등을 원하는 제약바이오기업들의 관심이 높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ESMO에는 셀트리온·HLB(에이치엘비)·ABL(에이비엘)바이오·제넥신 등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참가한다. 이들 기업은 ESMO를 통해 글로벌 진출 발판을 마련하는 동시에 한국의 제약바이오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셀트리온은 ESMO에서 최근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로부터 판매허가를 획득한 ‘베그젤마(성분 베바시주맙)’의 글로벌 임상 3상 후속 결과를 포스터로 발표한다. 셀트리온은 ‘베그젤마’와 오리지널 의약품과의 비교 임상에서 생존분석과 안전성 결과의 유사성을 확인한 데이터를 공개한다. 셀트리온은 ‘베그젤마’를 들고 약 8조5000억원 규모의 베바시주맙 시장에서 입지를 다질 방침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셀트리온은 유럽 내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위치에 있다”면서 “차세대 성장 동력인 ‘베그젤마’가 조기에 상업화돼 유럽 환자들에게 선보일 수 있도록 그룹 차원에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HLB는 표적항암제로 개발 중인 ‘리보세라닙’과 관련해 포스터 형태로 간암·위암·유방암 등 총 9개 연구를 발표한다. 특히 HLB는 Proffered Paper(PP) 세션에서 항서제약과 함께 진행한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 간암 1차(가장 먼저 처방되는) 치료제 임상 3상 결과를 구두로 설명한다. HLB는 기존 블록버스터 항암제들이 간암 1차 치료제 임상에 실패한 가운데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이 유의성을 입증한 만큼 업계의 관심이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ABL바이오는 급성골수성백혈병(AML) 치료제로 개발 중인 ‘ABL602’의 비임상 데이터를 구두 발표한다. ‘ABL602’는 암세포를 표적하는 CLL1 항체와 면역세포인 T세포를 활성화시키는 CD3항체를 결합한 이중항체 후보물질이다. ABL바이오는 정상 조혈모세포를 공격하지 않으면서 CLL1이 발현된 백혈병 줄기세포만 선택적으로 제거하도록 설계했다.

제넥신은 자궁경부암 치료용 DNA백신 ‘GX-188E(성분 티발리모진 테라플라스미드)’와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 펨브롤리주맙)’의 병용임상 2상 최종 결과를 구두로 소개한다. GX-188E는 DNA 기반 치료백신으로 자궁경부암 발병의 주요 원인인 HPV 16형과 18형에서 생성되는 암 유발 단백질인 E6·E7에 대해 항원 특이적 T세포 면역반응을 유도해 암을 치료한다. ‘키트루다’와 병용 시 T세포 선별이 쉬워 더 높은 항종양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된다.

이외에 △에이비온 △네오이뮨텍 △레고켐바이오 △엔케이맥스 △루닛 등도 참가해 연구 성과를 전 세계에 알릴 예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ESMO는 유럽 최대 규모의 암학회로 전 세계에서 관련 전문가들이 참석해 항암기술의 최신 트렌드를 살펴보는 행사다. 이 자리에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자사의 기술을 선보이는 것은 그만큼 세계적으로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자신감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특히 항암제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AI(인공지능)기업도 참여하는 등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환영할 만하다”며 “이번 ESMO에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연구 발표로 국내 기업이 글로벌 시장 진출 성과를 내고 암 정복에도 한 걸음 다가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ksh3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