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포커스] '이재명 檢 소환', 여의도 블랙홀… 첫 시험대 올라
[정치포커스] '이재명 檢 소환', 여의도 블랙홀… 첫 시험대 올라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2.09.03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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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국회 개막했는데… '협치' 아닌 '강 대 강' 전쟁
이재명, 검찰 직접 출석? 서면 답변?… 대응책 눈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관련해 검찰으로부터 소환 요구를 받으며 여의도에선 '전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이 대표는 지난 8.28 전당대회를 통해 신임 당대표로 선출됐지만 여전히 '사법 리스크'가 그의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李, 의혹 해소 나서라"
尹대통령 "기사 보고 안다" 선 긋기 

정기국회 개막과 동시에 검찰의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소환 통보가 맞물리면서 여의도 공기도 급격하게 얼어붙었다. 사실상 여야 간 '협치'는 다소 요원한 상태가 됐고, 강 대 강 대치 국면에 접어든 셈이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향해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검찰이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소환 통보한 사실을 알린 뒤 "민주당은 이재명 의원의 숱한 범죄의혹에도 불구하고, 압도적 지지를 보내 당대표로 만들었다"며 "당대표 자리를 범죄 의혹 방탄조끼로 사용했으니, 와해의 길을 택한 건 민주당 자신"이라고 지적했다.

권 원내대표는 △대장동·백현동 특혜 의혹 △성남FC 후원금 의혹 △변호사비 대납 의혹 △법인카드 사적 유용 및 공무원 사적 지원 의혹 △보지역화폐 코나아이 특혜 논란 △남양주 공무원 중징계 및 보복 행정 의혹 등 대선 기간 중 불거진 의혹을 열거하며 "(민주당은 이 대표의) 범죄적 의혹이 터져 나올 때마다 거짓 해명에 급급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검찰의 소환 통보는 허위사실, 즉 거짓말에 대한 것이다. 거짓으로 덮으려는 범죄의 실체는 아직 드러나지도 않았다"면서 "이재명 대표 의원실 보좌관이 소환 소식을 전하며 전쟁이라고 했다. 맞다. 이건 '범죄와의 전쟁'이고, 물러설 수 없는 전쟁"이라고 날 세웠다.

양금희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대표가 연관됐다고 의혹을 받는 사건이 어디 한 둘인가"라면서 "진작에 진실을 말했더라면 검찰에 소환되는 일은 없었을 것이고, 그 이전에 의혹받을 일이 없었더라면 수사할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검찰의 소환조사는 이 대표를 비롯해 범죄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들이 거처야 할 정상적 수사 절차다. 잘못이 없고 떳떳하다면 조사를 통해 있는 사실 그대로를 밝히면 된다"고 목소리 높였다.

양 원내대변인은 "이 대표는 더이상 정치적 선동으로 여론을 호도하며 범죄에 대한 정당한 수사를 피하지 말고 응해, 수많은 의혹의 진실을 기다리는 국민들을 더이상 지치게 하지 말길 바란다"며 "이 대표가 제1야당 대표가 돼 처음 맞는 정기국회가 열렸다. 민생을 챙기기 위해 여야가 힘을 모아야 할 국회가 각종 범죄 수사에 대한 정쟁으로 발목잡혀선 안 될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대통령실은 이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피했다. '정치탄압'이라는 민주당의 주장에 대해 대통령실 차원의 개입이 없었음을 에둘러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의 이 대표 소환 통보에 대해 "지금 대통령으로서 경제와 민생이 우선이고, 형사사건에 대해선 나도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언론 보도를 통해 본다"며 "기사를 꼼꼼하게 읽을 시간도 없다"고 선 그었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지난 1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지난 1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野, '김건희 리스크' 내세워 맞대응
"야당탄압" "정치검찰" "꼬투리" 비판

민주당은 '정치보복'이라며 강경 대응을 시사하는 동시에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맹공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먼저 당사자인 이재명 대표는 2일 검찰을 향해 "먼지털이하듯 털다가 안 되니까 엉뚱한 것 갖고 꼬투리 잡고, 적절치 않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광주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후 기자들과 만나 "오랜 시간을 경찰, 검찰을 총동원해서 이재명을 잡아보겠다고 했는데 결국 말꼬투리 하나 잡은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국민꼐서 맡긴 권력을 국민들에게 더 나은 삶을 만들고, 민생을 챙기고, 위기를 극복하는데 써야 한다"고 부언했다.

이번 검찰의 소환 통보에 대해 그가 직접 입장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당 지도부도 일제히 전열을 갖추고 맹공에 나섰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국정이 아니라 사정이 목적이었던 검찰총장 출신 윤석열 대통령의 속내가 명백해졌다"며 '정치검찰'이라고 몰아세웠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죄 없는 김대중(DJ)을 잡아갔던 전두환이나 죄 없는 이재명을 잡아가겠단 윤석열이나 뭐가 다르냐"면서 "윤석열 정권은 참 나쁜 정권이고, 윤석열 대통령은 참 나쁜 대통령 같다"고 꼬집었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검찰은 (각종 의혹이 제기된) 김건희의 시간을 '이재명의 시간'으로 바꿔치기 한 것"이라면서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소환 통보엔 '국면 전환'이라는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일 광주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다른 의원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일 광주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다른 의원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첫 시험대… 어떻게 풀까
內 '민심 이반' 外 '사법 리스크' 진땀

검찰의 소환 통보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첫 번째 시험대다. '사법 리스크'는 이 대표가 대선후보, 당대표 후보를 거칠 당시에도 끊임없이 제기됐던 문제다. 

논란됐던 사법 리스크가 도마 위에 오른 만큼 이를 어떻게 해결해 갈지가 관건이다.

이 대표는 자신을 둘러싼 의혹과 논란 관련해 '정면돌파'하겠단 의사를 종종 내비쳐 왔다. 이에 이번 소환 요구에 직접 서울중앙지검으로 출석하는 방안도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보도에 따르면 이 대표는 출석 통보 사실을 보고받은 직후 측근과 나눈 전화 통화에서 "검찰에 출석해 다 이야기하겠다"는 취지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양부남 당 법률위원장 역시 2일 최고위원회의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이 대표가 검찰에 출석하느냐'는 질문에 "출석할 거다. 출석할 가능성이 높다"고 답변, 궤를 같이 했다.

다만 내부와 주위에서는 만류의 목소리가 더욱 큰 것으로 알려졌다. '정면승부'로 떳떳함을 부각하는 것도 좋지만, 자칫 '사법 리스크'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단 뜻이다.

박성준 당 대변인은 이 대표의 검찰 출석 관련 "내부 논의중"이라면서 "불출석 가능성이 크다"고 상반된 입장을 내놨다.

친명(친이재명)계로 알려진 김남국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국면 전환을 시도하겠단 의도가 뻔히 보인다"면서 "여기에 순순히 따라주는 게 맞을지 고민"이라고 우려를 내비쳤다.

민주당과 이 대표는 사실상 진퇴양난에 빠진 상태다. 당 안으로는 '텃밭' 호남 민심 이반이 두드러지고, 당 밖으로는 이 대표를 향한 사법 리스크를 해결해야 한다.

이 대표는 먼저 '집토끼'를 추스르기 위해 호남 행보에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지난 1일부터 이틀간 호남 일정을 소화했고, 지명직 최고위원에는 호남 출신 인사를 배정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게다가 민주당 전당대회가 '어대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 구도로 흐르며 컨벤션 효과를 꾀하지 못한 것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날 한국갤럽 정당 지지도 여론조사(지난달 30일~이달 1일, 전국 성인남녀 1000명, 오차범위 95%에 신뢰수준 ±3.1%p)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도는 전주 대비 2%p 내린 34%에 그쳤다. 

지난달 28일 전당대회라는 큰 행사가 있었음에도 흥행하지 못하면서 유권자의 관심을 얻지 못한 것이다. 이 경우 중도·무당층을 흡수하지 못해 외연 확장에 어려움을 겪을 우려가 제기된다. 

'사법 리스크' 논란이 지속될 경우 당에 정치적 부담도 가중될 수밖에 없단 목소리가 커지자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두고 반격에 나섰다.

박성준 대변인은 "검찰이 이재명 대표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소환한 건 저열한 정치보복"이라면서 "충분히 소명됐음에도 야당 대표를 검찰 포토라인에 세워 모욕하고 괴롭히겠단 의도"라고 질타했다.

이어 "비열한 정치수사와 아니면 말고 식 소환으로 야당 대표를 흠집 내는 게 검찰의 존재 이유냐"고 비꼬았다.

박 대변인은 "김건희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직접 시세조종을 위해 주식을 매수했고, 주가조작범의 거래를 직접 승인한 사실이 드러났다"면서 "대선기간 내내 주가조작과 김 여사는 전혀 관련 없다고 주장해 왔던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에게 묻겠다. 아직도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무관하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 권력 앞에 누구보다 먼저 눕는 검찰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길 바란다"면서 "제대로 수사가 이뤄지는지 국민과 함께 지켜볼 것"이라고 표명했다.

◇檢 "소환 통보 전 서면 조사 시도"
野 "옹색한 변명… '되든 말든' 기소"

검찰은 2일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소환 통보를 하기 전 서면 조사를 시도했지만, 이 대표 측에서 응하지 않았단 취지로 설명했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는 허위사실 공표(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이 대표 측에게 지난달 19일 서면질의서를 보냈으나 답변서 제출 시한인 지난달 26일까지 별다른 입장을 전해 듣지 못했다. 이에 불가피하게 소환 요구를 할 수밖에 없었단 주장이다.

민주당은 이에 대해 "옹색한 변명"이라고 즉각 반박했다.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공지문에서 "검찰이 소환조사를 하겠다고 한 사건은 3건인데, 이중 2건은 이미 서면조사에 응했고 나머지 1건은 준비 중이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박 대변인에 따르면 이 대표는 '백현동 국토부 협박 발언'과 관련해선 경기남부청에 피의자 진술을 제출했고, '대장동 공공개발사업 당시 새누리당 성남시의원들이 당론으로 막았단 발언' 관련해선 수원지금의 요구에 피의자 진술 및 의견서 제출을 완료했다.

그는 "성남도시개발공사 직원에 대한 서울중앙지검의 진술서 제출요청에 전당대회에 임박해서 급하게 보내온 요청에도 불구하고 성실하게 준비하고 검찰과 협의 중이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검찰은 이를 무시하고 출석 요구서를 정기국회 첫날에 보냈다"면서 "이는 되든 말든 일단 기소하겠단 방침을 정한 걸로 의심된다"고 날 세우며 '야당탄압'이라고 주장했다.

mjkang@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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