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우먼⑦] 박소연 HC 대표…젊은감각 무기, '변신' 귀재로
[원더우먼⑦] 박소연 HC 대표…젊은감각 무기, '변신' 귀재로
  • 최지원 기자
  • 승인 2022.08.30 08: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창립20년, 첫여성 CEO '구원투수'로…항로 재설정, 리브랜딩
MZ세대 이어 남성까지 공략, 가전도 '포괄'…실적 반등 '성공'

홈쇼핑 치중 유통구조 개선…판매 비중 90%→40% ‘축소’
박대표 야심작 '플렉스팬' 월 3만개 판매…효자상품 등극
박소연 HC 대표. [사진=HC]
박소연 HC 대표. [사진=HC]

박소연 HC(해피콜) 대표가 젊고 트렌디한 감각을 무기로 제2의 도약을 추진한다. 시장 포화 속에서도 주방용품과 가전을 아우르는 종합브랜드로 자리매김한다는 복안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박 대표는 지난 2017년부터 이어오던 HC 실적 하락세를 끊어내고 반등 시동을 걸었다. 박 대표 체제 이후 MZ세대 소비층 신규 유입을 목표로 한 체질개선 전략이 주효했다.

1999년 이현삼 전 회장이 설립한 해피콜은 ‘다이아몬드 프라이팬’를 필두로 다양한 제품군을 선보이며 국내 대표 주방용품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국내 시장이 포화 상태로 치닫고 해외 프리미엄 브랜드의 공습까지 이어지며 회사는 급격히 흔들렸다. 매출은 2017년 1433억원, 2018년 1283억원, 2019년 1091억원으로 3년 연속 내리막을 걸었다.

박 대표는 지난 2019년 7월 CEO로 발탁되며 구원투수로 나섰다. 창립 20년 만에 맞은 첫 여성 CEO다. 그는 뉴욕 패션 전문학교(FIT),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경영대학원 출신으로 리바이스, 월마트, 샤넬코리아 등 트렌드에 민감한 유통업계를 두루 거쳐왔다.

박 대표는 취임 직후 프라이팬이 40∼50대 여성 주부들의 전유물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하는데 주력했다. 새로운 소비 타깃층으로 MZ세대를 지목하고 공격적인 마케팅 행보를 보였다.

박 대표는 기존 홈쇼핑에 치중하던 유통구조를 대대적으로 개선했다. 온라인 라이브 판매방송 대응을 위한 태스크포스팀(TFT)도 구성했다. 기존 90%에 달하던 홈쇼핑 판매 비중은 40% 대까지 낮추고 온라인 매출 비중을 10%대에서 40% 가까이 끌어올렸다. 3년 연속 추락하던 매출은 2020년 1169억원을 기록하며 하락세에서 벗어나는 데 성공했다.

HC 최근 5년 실적 현황. [그래픽=김다인 기자]
HC 최근 5년 실적 현황. [그래픽=김다인 기자]

박 대표는 조직 체계와 브랜드 항로를 재설정하는 리브랜딩을 추진했다. 임직원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위해 대표실 문에 ‘노크하지 말고 들어오세요’라는 문구를 부착하기도 했다. 내부조직문화부터 상품 디자인, 마케팅 등 기획 전반에 이르는 변신을 단행한 셈이다.

박 대표는 리브랜딩 결과 신설한 ‘신제품 TFT’과 MZ세대 직원들로만 구성된 ‘밀레니얼 커미티’를 중심으로 야심작 ‘플렉스팬’을 선보였다. 취임 7개월 만에 내놓은 신제품이다. 플렉스팬은 냄비와 프라이팬의 장점을 취합한 다용도 프라이팬으로 트렌드에 민감한 1인 가구를 겨냥해 제작됐다. 팬 내부 바닥에는 ‘FLEX’라는 글씨를 새긴 디자인으로 개성을 더했다.

여기에 박 대표는 ‘역주행’의 대명사 걸그룹 브레이브걸스를 전속 모델로 발탁, 이미지 쇄신에 쐐기를 박았다. 중년 여성 주부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던 배우 다니엘 헤니를 기용했던 과거와 비교하면 파격적이다. MZ세대는 물론이고 평소 주방용품에 무관심한 남성 소비자들의 인지도와 구매욕구 상승효과까지 노렸다. 박 대표의 다양한 전략에 플렉스팬은 월 3만개씩 꾸준히 판매되며 출시 2년 만에 효자상품으로 등극했다.

지난해 해피콜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한 1202억원을 기록했다. 실적 반등 조짐이다.

박 대표는 최근 더 큰 종합 주방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해 대대적으로 CI·BI도 변경했다. 새 이름을 통해 젊은 소비층을 적극 공략하고 주방용품과 함께 가전 분야에 힘을 싣겠다는 구상이다.

박 대표는 그동안 해피콜을 애용한 소비자들이 가장 자연스럽게 연결할 수 있는 이름, 소형가전으로 사업의 경계를 넓혀 가는 브랜드의 현 상황에 어울리는 이름이 돼야 한다는 방향 하에 사명을 ‘HC’로 낙점했다. 새 슬로건 ‘주방의 유쾌한 큐레이터(Happy Curator), HC’도 함께 공개했다.

박 대표는 “HC는 주방용품과 가전을 포괄하는 대한민국 대표 종합 주방 브랜드”라며 “그동안 소비자 성원에 힘입어 성장한 브랜드 해피콜의 자산을 계승하면서도 더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frog@shinailbo.co.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