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매각 무산 가능성 제기
대우건설 매각 무산 가능성 제기
  • 전민준기자
  • 승인 2009.12.29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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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지지부진…“산은으로 넘어가나?”
대우건설 매각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매각 무산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대우건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결국 대우건설을 인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대우건설을 사들인지 3년 만에 다시 시장에 내놓게 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달 23일 자산운용사 자베즈파트너스와 미국계 전략적 투자자인 TR아메리카를 최종우선인수협상자로 선정하며 대우건설 매각의 물꼬를 텄다.

그러나 현재 두 곳의 희망 인수가격이 그룹의 기대 가격에 미치지 못하고 명확한 자금 확보 방안도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최종협상대상자도 한 곳으로 좁히지 못한 채 매각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시장이 대우건설을 흡수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비, 지난주부터 사모펀드를 구성해 주당 1만8000원에 대우건설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의 대우건설 인수 시나리오는 매각 초부터 흘러나온 얘기지만 현재로선 별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에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 상황이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29일 “현재 산은은 매각 실패를 대비해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구상중이고 사모펀드로의 매각은 그런 시나리오 중 하나”라면서 “지금은 그런 준비상태를 구체화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TR아메리카가 1만9000원 대로 가격을 높여 제시했다고 하는데 TR아메리카가 매각에 대한 진정성이 있고 자금만 제대로 들여온다면 산은이 조성한 사모펀드가 나설 이유가 있겠느냐”면서 “현재로서는 우선협상대상자들이 인수를 위한 자금원에 대한 정확한 증빙을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얘기(산은의 대우건설 매각)가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도 우선협상자쪽에서 시간을 좀 더 달라고 하는 것 같은데 시간은 많지 않다”면서 “만일 금호 쪽에서 매각 실패를 공식화한다면 산은은 곧바로 액션에 돌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시장에서 대우건설 매각이 불발돼 채권단이 대우건설을 인수할 경우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더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채권단은 지금도 금호그룹 오너를 포함한 경영진에게 오너의 사재 출연과 다른 계열사 매각 등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 있는 자세와 높은 수위의 구조조정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금호그룹은 “대우건설 매각은 현재 진행 중으로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