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충남도의회 인사청문회, 홍성의료원장 '부적격'...事必歸正
[기자수첩] 충남도의회 인사청문회, 홍성의료원장 '부적격'...事必歸正
  • 김기룡 기자
  • 승인 2022.08.28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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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든 결국 옳은 이치대로 돌아간다는 뜻의 고사성어로 사필귀정(事必歸正)이 있다. 처음에는 옳고 그름을 가리지 못해 올바르지 못한 일이 일시적으로 통용되거나 득세할 수는 있지만 오래가지 못하고 모든 일은 결국에는 반드시 바른길로 돌아가게 되어 있음을 비유하는 말이다.

3년 전 양승조 지사가 언론 등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임용을 강행한 홍성의료원장(B씨)이 지난 8일 3년의 임기를 마치고 재임용 절차에 들어갔는데, 최근 열린 충남도의회 인사청문회에서 부적합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표면상의 이유로 임원추천위원회 위원의 일부가 부적절해서라 했지만, 지각 있는 일부 청문위원은 또 다른 문제가 있음을 시사했다. 사필귀정이라는 것이다.

그는 순천향의대를 졸업한 후 순천향대구미병원에서 22년간 교수로 재직했다. 순천향대구미병원에서는 외과 과장, 응급실장, 수련부장, 진료부장, 병원장 등 주요 보직을 역임했다. 하지만 그는 병원장 시절 직원들의 시간외수당 부정 수급과 법인카드를 '깡'하는 수법의 공금유용 혐의 등으로 대학소속 법인의 감사대상에 올라 스스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는 의혹이 있다.

더욱이 그는 2018년 8월, 천안의료원장 공개모집에 응모해 최고 점수로 도지사에게 후보자로 추천됐지만, 양 지사가 ‘적격자가 없다’고 탈락시켰다. 그런데도 양 지사로부터 9개월 뒤 이유 불문, 지명을 받자, 도청 안팎에서는 ‘불과 9개월 전 부적격자가 아무런 치유의 흔적 없이 적격자가 됐다’라는 것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언론은 이 사건을 두고 ‘양 지사가 평소 산하 단체장에 대한 인사 때마다 도덕적으로 커다란 하자가 있고 자질과 역량이 부족하면 임명할 수 없다’라면서 돌아가신 아버지를 소환하면서까지 산하 단체장 인사에 대한 공정성을 강조했는데 공염불이 됐다고 비난했다. ‘말 따로 행동 따로’라는 혹평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당시, 도는 천안의료원장 탈락 후보가 홍성의료원장 후보로 지명된 것은 상황이 바뀐 부분이 있기 때문이며 의혹 부분 검증에는 노력은 했지만, 한계가 있다고 해명했다. 의혹이 제기된 사람을 추천한 잘못에 대한 실수를 은폐하고 제도 탓을 하는 우를 범했다. 더욱이 집행부의 견제를 위해 실시한 인사청문회도 이번에 다시 들여다보니 집행부 들러리로 한몫을 톡톡히 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의회는 이번 홍성의료원 원장 후보자 인사 청문 결과보고서를 의장에게 제출하고 이후 인사권이 있는 김태흠 지사에게 송부한다. 따라서 김태흠 지사의 결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프랑스 철학자 앙리 루이 베르그송은 “현재는 과거밖에 담고 있지 않으며 결과에서 발견되는 것은 원인 속에 이미 있었다”라고 말했다. 김태흠 지사가 곱씹어 볼 말이 아닌가 한다.

press@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