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진짜 '뉴 롯데'가 궁금해진다
[기자수첩] 진짜 '뉴 롯데'가 궁금해진다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2.08.29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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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최근 몇 년간 형제의 난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일본 제품 불매운동 불똥 등의 악재로 홍역을 앓았다. 이후 임원교체와 조직개편 등 내부 쇄신을 단행하며 변화를 꾀했지만 녹록지 않아보였다. 게다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롯데는 반등의 기회마저 찾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신동빈 회장이 2017년 창립 50주년을 맞아 선언한 새로운 비전 ‘뉴 롯데(New LOTTE)’는 수년째 갈피조차 잡지 못한 꿈같은 얘기로만 느껴졌다.

이제는 롯데가 본래 재계 톱(Top)5로서의 모습을 보여줄 때가 됐다. 신 회장이 올해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되면서 롯데를 둘러싼 마지막 악재였던 사법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됐기 때문이다.

신 회장의 경우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최종 유죄가 확정됐으나 취업제한 대상은 아니어서 경영활동에는 큰 무리가 없었다. 다만 오너의 준법 여부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되는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에는 여전히 제약이 있었다. 이런 가운데 마지막으로 롯데를 옥죄던 족쇄까지 모두 풀린 것이다.

신 회장은 우선 이달 말 롯데그룹의 해외사업 역점 국가인 베트남을 방문한다. 또 그룹 차원에서는 처음으로 미국과 독일에서 국내 중소기업들의 해외 판로개척 상생활동도 펼친다.

특히 롯데가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하고 육성하겠다고 밝힌 혁신사업들의 추진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올해 5월 헬스앤웰니스(Health&Wellness), 모빌리티(Mobility),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등 핵신 산업군에 향후 5년간 총 37조원을 집중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롯데는 신 회장의 사면 결정 당일 “국내 산업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그룹의 역량을 집중하고 국가 경쟁력 제고에 적극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 사면·복권이 환영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여기에 ‘뉴 롯데’의 핵심 중 하나이자 마지막 키(Key)인 호텔롯데 상장도 다시 본 궤도에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호텔롯데는 호텔, 면세, 월드, 리조트 등 각 사업부를 소개하고 지속가능경영 목표와 실천 활동 등을 담은 첫 통합 홈페이지를 개설했다. 물론 이것만으로 상장을 얘기하는 건 성급할 것이다. 게다가 코로나19가 끝난 후 핵심 사업부인 면세부문의 수익성이 회복되고 그에 따라 기업가치도 상승해야 한다. 그럼에도 이 같은 움직임 자체가 주는 상징성을 완전히 간과할 수는 없다. 이제는 내부의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신 회장이 생각하는 진짜 ‘뉴 롯데’의 모습이 어떨지 궁금해진다.

ksh3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