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금리 나는 환율…첩첩산중 건설업계
뛰는 금리 나는 환율…첩첩산중 건설업계
  • 남정호 기자
  • 승인 2022.08.25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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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자금 조달비·원자잿값 지출 늘어 '수익성 악화'
경기도 의정부시 아파트 공사 현장. (사진=신아일보DB)
경기도 의정부시 아파트 공사 현장. (사진=신아일보DB)

계속되는 기준금리 인상과 환율 상승으로 건설업계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대출 이자율이 높아져 사업 자금 조달 비용이 증가하고 환율 급등으로 수입 원자잿값 지출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사업 수익성이 악화하고 부동산 PF 부실 우려가 커지면서 건설업이 전반적으로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기존 연 2.25%에서 2.5%로 0.25%p 인상했다. 지난 4월부터 네 차례 연속 인상이다.

이로써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연 0.5%까지 떨어졌던 기준금리는 지난해 8월을 시작으로 일곱 차례 인상되며 2013년 5월 수준까지 올라왔다. 

미국의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과 물가 상승 압박으로 한국도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지면서 이자 비용 증가 등 건설사들의 자금 조달 부담도 커지는 모습이다. 건설업은 수주 사업 특성상 공사에 필요한 자금을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을 통해 먼저 조달하고 사업을 마친 후 수주금을 받는 구조인 만큼 다른 업종보다 상대적으로 부채비율이 높은 회사가 많다. 

한국거래소가 공개한 올해 상반기 결산실적 분석 자료에 따르면 코스피 전체 상장기업의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118.3%로 나타났다. 올해 시공능력평가 기준 상위 10대 건설사 중 △SK에코플랜트 336.1% △GS건설·대우건설 210.7% △롯데건설 153.5% △현대산업개발 144.4% 등 5곳이 이보다 높은 부채비율을 기록했다. 태영건설(448.5%)과 한라(287%), 한신공영(235.7%), 계룡건설산업(234.2%), 아이에스동서(144.4%) 등 중견 건설사들도 코스피 상장기업 평균보다 높은 부채비율을 보였다. 

두성규 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연말까지 추가적인 (기준금리) 상승도 예상되는 상황이어서 전반적인 사업비 조달 비용이 급격히 증가함으로써 사업성을 떨어뜨리는 원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 인상과 부동산 경기 위축에 부동산 PF 대출의 부실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건설업계로서는 부담이다. 최근 권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국내 증권사의 부동산PF 대출 연체 금액은 지난해 말보다 61.1% 늘었다. 연체율도 직전 분기에 비해 3.1%p 증가했다. 여기에 최근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넘긴 원·달러 환율로 인한 원자잿값 부담도 여전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요인들이 악영향을 미쳐 앞으로 건설 사업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두성규 전 선임연구위원은 "금리 인상에 따라 사업성이 떨어지는 건 PF를 제공하는 금융권의 기대이익 등이 불안정하게 될 수 있는 요인"이라며 "PF를 받을 기회가 줄어들 수 있는 만큼 금리 인상은 사업비 조달 문제에 그치지 않고 전체적인 사업계획 자체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south@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