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 대표 후보가 아내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사과했다.
이 후보는 김씨가 23일 경기남부경찰청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고 귀가한 뒤 페이스북에 사과글을 올렸다.
김씨는 23일 오후 2시 남부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5시간여 조사를 마치고 오후 6시50분께 귀가했다. 지난 1월 당시 5급 별정직 공무원 배모씨가 일과 90% 이상을 김씨 심부름하는 데 썼다는 제보가 있었다.
소고기와 초밥 등 음식을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하고 대리 처방을 받은 약을 김씨 자택으로 배달한 적이 있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경찰은 전 경기도청 총무과 별정직 5급 배모씨 등을 통해 개인 음식값을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하거나 타인 명의로 불법 처방전을 발급받았는지를 집중 조사했다. 추가 소환은 하지 않을 계획이다.
이에 이 후보는 "제가 부하 직원을 제대로 관리 못 하고 아내가 공무원에게 사적 도움을 받은 점은 국민께 깊이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아내가 카드를 쓴 적이 없고 카드는 배 모 비서관이 쓴 사실도 확인됐다. 아내는 배씨가 사비를 쓴 것으로 알았고 자신 몫의 음식값을 줬다는 점도 밝혔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내는 음식점에서 선거 카드로 자신의 몫 2만6000원을 냈고 배씨와 제보자 A씨가 동석자 3인 몫 7만8000원을 아내와 수행 책임자 변호사에게 숨기며 법인카드로 냈음을 보여주는 통화 녹음을 지적했는데 경찰은 이를 설명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배씨가 전달했다는 음식은 16건 180만원이었다고 한다. 적은 돈이 아니고 불법 유용에 가담했다면 큰 잘못이다. 평생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고통을 겪는 아내에게 남편으로서 한없이 미안하다"고 전했다.
정치권은 이 후보의 사과는 28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부인 리스크가 대회 레이스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직접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했다.
아내 리스크는 대선 기간부터 불거진 문제다. 지속해서 이 후보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미리 사과한 편이 낫겠다는 판단에서 비롯됐을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신아일보] 이인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