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현주소-⑪] 박봉권·이석기 '원투펀치' 시험무대…교보증권 '반등' 노린다
[증권사 현주소-⑪] 박봉권·이석기 '원투펀치' 시험무대…교보증권 '반등' 노린다
  • 이민섭·박정은 기자
  • 승인 2022.08.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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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WM 경쟁력 강화…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로 미래사업 발굴

동학개미 투자 열풍은 코로나19라는 대형 악재 속에서도 금융투자업계를 지탱해왔다. 하지만 현재 대내외 증시 불황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차갑게 식히고 있다. 증권가에 불어 닥친 후폭풍은 상당하다. 본지는 국내 15개 증권사의 현주소를 짚어봤다. <편집자 주>

교보증권은 박봉권·이석기 각자대표의 ‘원투펀치’를 내세워 하반기 리스크 극복에 집중할 전망이다.

교보증권은 상반기 증시 불황에 따른 실적 악화를 피하지 못한 가운데, 박 대표의 텃밭인 IB(기업금융)와 WM(자산관리)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이 대표 직속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로 미래사업을 발굴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다만 글로벌 경기 불황은 여전히 변수로 떠오른다.

(왼쪽부터)박봉권 교보증권 대표이사와 이석기 교보증권 대표이사. (사진=신아일보DB)
(왼쪽부터)박봉권 교보증권 대표이사와 이석기 교보증권 대표이사. (사진=신아일보DB)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교보증권의 하반기 실적반등은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박 대표는 지난 2020년, 이 대표는 이듬해인 2021년 교보증권 대표에 올랐다. 이후 교보증권은 2021년 연결기준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5.8%, 37.9% 증가한 1855억원, 1433억원을 기록하는 등 좋은 분위기를 유지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증시 불황이 이어지면서 교보증권을 비롯한 국내 증권사의 실적 악화는 불가피해졌다.

교보증권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559억원, 42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대비 각각 51.85%, 53.03% 줄어든 수치다.

박 대표와 이 대표는 경영능력 시험무대에 다시 서게 됐다.

박 대표는 지난 1990년부터 2001년까지 교보생명에서 주식·채권운용 부문을 담당했으며, 2001년 10월부터 약 3개월간 HDC자산운용의 채권운용팀장을 지냈다. 이후 △피데스자산운용 채권운용팀 이사 △국민연금공단 채권·위탁·증권운용 실장 등을 역임하며 2010년 4월 교보생명으로 복귀했다.

이듬해에는 교보생명 CIO(자산운용총괄) 부사장 직을 맡았으며 2020년 3월부터 교보증권을 이끌고 있다.

이 대표는 1993년 교보생명에 몸을 담은 ‘교보맨’이다. 교보생명에서 △재무실장 △경영기획실장(상무) △투자사업본부장(전무) △자산운용담당(전무) △경영지원실장(부사장) 직을 지내다 2021년 3월 교보증권 대표이사로 승진이동 했다.

◇디지털 기반 플랫폼 구축, 성장기반 확보

박 대표는 IB와 WM 부문을, 이 대표는 경영지원총괄, S&T(세일즈앤트레이딩) 부문을 각각 맡고 있다.

교보증권은 양 대표를 중심으로 주요 사업 부문의 전문성과 경쟁력 확보, 신규 사업 진출로 한 단계 더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교보증권은 올해 경영방침을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과 디지털 혁신 가속화로 성장 기반을 강화하자’로 세웠다.

교보증권은 브로커리지 부문에선 수익원을 다양화하기 위해 디지털 채널을 개발해 매매수익 확대를 꾀한다는 복안이다.

또 주식투자 전문가용 스피드K와 MZ 세대를 위한 미니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출시해 이용자 기반을 확대하고 △멀티 차액결제거래(CFD)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금 현물거래 등 신규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교보증권은 금융투자상품권 도입, 카카오뱅크 연계 제휴와 메타버스를 활용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탄소배출권 중개사업도 진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자산관리 부문은 개인형 적립식 신탁상품, 주식형 펀드 등 금융상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대체투자, 파생결합증권·파생결합사채(DLS‧DLB) 등 구조화 상품과 레포채권형 상품 등의 전략상품 판매를 강화한다.

또 핀테크 업체와 협업을 통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공기업과 대학, 재단 등을 대상으로 외부위탁운용 시장에도 단계적으로 진입할 계획이다.

IB 부문은 시장변화에 대응하고 연계 영업을 강화하기 위해 부동산 규제에서 벗어난 비주거용 부동산 딜 확대와 운용사, 벤처캐피탈(VC) 등과 유기적 네트워크를 확대해 영업 경쟁력을 제고한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상반기는 대내외 불확실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돼 금융투자업에 어려운 시기”라며 “하반기 경쟁력 확보를 위해 디지털 기반 플랫폼을 구축하는 만큼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하면서 지속 가능한 성장기반을 확보하는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석기·신희진 중심 신사업 시너지도 '관전 포인트'

교보증권의 미래 신사업 발굴도 관전 포인트로 떠오른다. 교보증권은 지난해 말 교보생명과 CVC 추진을 위한 ‘교보신기술투자조합 1호’ 결성총회를 개최했다.

CVC는 교보생명보험그룹의 디지털 생태계 진입을 위한 것으로, 역량 있는 스타트업과의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디지털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석기 대표는 결성총회에서 “디지털 전환에 맞춰 성공적으로 CVC를 추진해 양사 시너지 창출이 기대된다”며 “조합 결성을 시작으로 중소벤처와 스타트업의 성장 단계별 금융 서비스를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CVC 투자조합 펀드 운용 총괄은 교보증권 VC사업부 신희진 이사가 맡는다.

신 이사는 2020년 10월 교보증권에 영입되는 과정에서 VC사업 진출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는 평이 뒤따랐다.

신 이사는 2002년 LG전자에 입사해 2006년 KDB대우증권 IB 부문으로 전향했다. 이후 2010년 IT(정보통신) 스타트업 ‘실리콘아츠’를 운영하며 각종 투자를 유치하는 등 투자 전문가로 거듭났다.

이후 △유안타증권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우리글로벌자산운용 등으로 자리를 옮겨가며 전문성을 다졌다.

(왼쪽부터) 편정범 교보생명 대표이사 사장과 이석기 교보증권 대표이사가 지난해 11월30일 교보신기술투자조합 1호 결성 총회를 갖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교보생명)
(왼쪽부터) 편정범 교보생명 대표이사 사장과 이석기 교보증권 대표이사가 지난해 11월30일 교보신기술투자조합 1호 결성 총회를 갖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교보생명)

교보생명과 결성한 조합의 투자 규모는 2000억원으로 교보증권은 위탁운용사로 250억원을, 교보생명은 출자자로 1750억원을 각각 투자한다.

교보증권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디지털 혁신 드라이브를 위해 해외 스타트업으로 눈을 돌려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올해 5월 ‘동남아시아 디지털혁신펀드’를 결성하고 교보생명보험그룹의 디지털 전환 가속화와 해외 진출을 통한 신성장동력 확보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교보증권은 동남아 혁신펀드를 통해 △운용 전문지식 △광범위한 산업 네트워크 등을 통해 동남아시아 지역의 디지털 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투자 기업들의 성장 지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신희진 교보증권 VC사업부 이사는 “동남아는 중산층 증가, 인터넷 경제 성장으로 디지털 전환에 우호적인 환경이며 2030년에 최대 6250억달러의 경제 부가가치가 창출될 전망”이라며 “파트너사들의 운용 노하우, 네트워크 등을 공유해 성공적인 투자를 완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8월29일 열두 번째 시리즈는 하이투자증권입니다.

minseob2001@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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