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포커스] 국민의힘, 전당대회 개최 시기·후보군 총망라
[정치포커스] 국민의힘, 전당대회 개최 시기·후보군 총망라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2.08.2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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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국회 후 전당대회 개최' 뜻 모여
유승민·이준석·김기현·나경원 등 후보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공식 출범한 가운데 차기 전당대회 개최 시기 관련 정기국회 이후인 올해 12월 말로 의견이 모아지는 모습이다. 이 가운데 이준석 전 대표가 당대표 출마 의사를 내비쳐 향후 전당대회 구도에 많은 관심이 모인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이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대, 9월 말·10월초 가닥
'조기 개최' 김기현, 톤 다운

차기 당권 유력주자로 꼽히는 김기현 의원은 앞서 9월 말에서 10월 초쯤 전당대회를 열 것을 주장해 왔지만, 최근 대세를 따르겠단 입장으로 톤을 낮췄다.

김 의원은 19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빠르면 빠를 수록 좋다, 최대한 빨리해야 한단 말씀을 드렸던 거고 여당 입장에선 비상상황을 지속해 나가는 게 국민들에게 좋을 리가 없으니 정상 체제를 구축하자는 생각이었다"고 주장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쨌든 그 문제에 대해서 의견은 충분히 개진했고 또 비대위가 출범해서 그 문제를 의논해서 결정을 조만간 할 거라고 보기 때문에 그 결정을 기다리고 존중하는 게 옳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일단 한 챕터를 넘겨서 다시 비대위가 출범했으니 그 논의를 지켜보는 게 옳다고 본다"면서도 "내가 갖고 있는 한결같은 생각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특히 해를 넘겨서 내년 초에 또다시 비대위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비친단 건, 그건 얼토당토않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현재 당 운영의 핵심 열쇠를 쥐고 있는 주호영 비대위원장은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당내외에서 정기국회를 끝낸 뒤 전대를 치러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고 당 안정을 회복한 뒤 전당대회를 열겠단 입장을 분명히 했다.

유력 당권 주자로 거명되는 안철수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도 궤를 같이 했다.

안 의원은 지난 12일 KBS라디오에서 "지금 정부여당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국회에서는 국감(국정감사) 아니겠나"라면서 "국감, 정기국회 제대로 잘 치르고 그걸 통해 국민들의 삶이 조금 더 나아지겠단 확신을 국민들께 심어주고 전당대회는 그 다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기는 내가 정확하게 어느 것이 좋다, 이렇게 말하지 않겠다"면서도 "일단은 우리가 제대로 된 이번 국회 활동을 하는 게 우선이고 그 다음에 전당대회가 있다고 본다"고 '정기국회 후 전당대회 개최'를 에둘러 앞세웠다.

나 전 의원은 지난 17일 CBS라디오에서 조기 전당대회 개최 관련 "9월, 10월에는 잘 못 할 것 같다"고 선 그었다.

국민의힘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이 지난달 28일 울산시 현대중공업에서 열린 차세대 이지스구축함 정조대왕함 진수식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이 지난달 28일 울산시 현대중공업에서 열린 차세대 이지스구축함 정조대왕함 진수식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당대표 후보군 속속 윤곽
민심 '유승민' 당심 '나경원'

현재까지 국민의힘 안팎에서 차기 당권주자로 거명되는 이들은 김기현·안철수 의원, 나경원·유승민 전 의원, 이준석 전 대표 등이다.

김 의원은 "전당대회 출마를 갖고서 말씀드릴 시기가 조금 이라든 생각을 하고 있는데 조만간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확답을 피했다.

그는 '원내대표' 이력을 큰 자산으로 삼았다. 이미 검증된 리더십을 보유했다는 취지다.

김 의원은 "여러 가지 당 상화들이 위기 상황이니 작년 1년 동안 내가 원내대표를 하면서 그 위기 상황에서 잘 극복하고 당의 통합을 이뤄내서 대선 승리를 이끌었던 그런 리더십 같은 걸 한번 다시 발휘해야 할 때 아니냐(는 얘기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리고 대선, 이어지는 지방선거 다 승리로 이끄는 데 역할을 했으니 그 다음에 있는 국회의원 총선에서부터 이기는 리더십을 한번 발휘해야 할 때 안냐 이런 주변의 말이 많이 있다"고 피력했다.

안 의원은 최근 당 혁신위원회 해체해야 한단 주장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당내 비대위가 출범했으므로 이와 의견 상충될 소지가 있는 혁신위는 해체해야 한단 설명이다.

일각에선 이 전 대표가 혁신위를 강하게 추진해 왔단 점을 들며 '이준석 지우기' 일환이며, 이를 통해 자신의 당내 입지를 넓히려는 전략적 의도가 내포돼 있다고 지적했다.

혁신위원인 천하람 변호사는 지난 18일 YTN라디오에서 이같은 주장에 대해 "주관적으로 이전 대표 흔적 지우기가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천 변호사는 "내가 봤을 땐 안 의원이 '내가 이 전 대표의 상대'(라고 알리고 싶은 것 같다),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여겨지는 국민의힘 전통 지지층의 지지를 (견인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이 전 대표를 별로 안 좋아하는 지지층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한 하나의 전략적 주장이 아닌가, 이렇게 이해한다"고 꼬집었다. 

나 전 의원은 '당심(黨心)'의 중심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4선 중진 출신인 그는 20대 국회 당시 '패스트트랙(안건 신속처리제도)' 국면에서 선봉에 선 전력이 있다고, 직전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출마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다만 현재 원외 인사인 점은 당내 영향력을 확장하는 데 다소 제한될 소지가 있다.

그는 앞선 라디오에서 "사실 자리라는 게 하고 싶다고 하는 것도 아니고 하기 싫다고 안 하는 것도 또 아니더라"라면서 "그래서 좀 더 상황을 보겠지만, 사실은 참 중요하다. 당대표(가 누가되는지)"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그런데 (내가) 무거운 책임을 지금 당장 맡을 준비는 안 돼 있단 말씀을..."이라면서 "내가 지금 좀 더 생각해 보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이 내홍 사태에 접어들면서 급부상했다. 일종의 '대안세력'으로 떠오른 셈이다.

지난 17일 발표된 넥스트리서치(SBS 의뢰, 지난 15~16일 전국 성인남녀 1005명,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차기 당대표 선호도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승민 전 의원은 19%로 가장 많은 지지를 얻었다.

이 밖에 이준석 전 대표 13.9%, 안철수 전 의원 13.7%, 나경원 전 의원 12.3%, 김기현 의원 3.9%, 권성동 원내대표 1.0% 등이었다.

반면 해당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차기 당대표 선호도를 조사했을 경우 나 전 의원 28.2%, 안 의원 20.9%, 이 전 대표 16.2%, 유 전 의원 8.8%, 김 의원 6.7%, 권 원내대표 2.5% 등으로 집계돼 민심과 당심 사이 온도차가 있었다.

유 전 의원은 전당대회 출마 관련해 뚜렷한 의사를 밝히진 않았지만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정권에 대한 국민의 지지가 낮은 가장 큰 이유는 대통령 본인에게 있다"(18일) 등 강도 높은 비판을 하며 자신의 정치적 존재감을 넓혀가는 행보를 보였다.

비대위 출범에 반발해 당과 주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이준석 전 대표도 당권 경쟁에 뛰어들겠다고 시사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대한 가처분 신청 등과 관련해 직접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대한 가처분 신청 등과 관련해 직접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가처분 신청' 이어 출마?
李 "적임자 없음 또 나갈 것"

이 전 대표는 18일 SBS 8뉴스에 출연해 차기 전당대회를 자신의 임기가 만료되는 내년 6월에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출마 뜻이 있다고 해석해도 되느냐'는 진행자의 물음에 "지난 전당대회 나갔을 때도 (처음엔) 내가 나갈 생각이 별로 없었다"면서 "누군가를 도와줄 생각이었는데, 1등하고 계신 분을 보니까 답이 없더라. 그래서 '내가 나가야지'하고 나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우리 당의 개혁을 할 수 있는 적임자들이 나오길 바라고, 그분들을 지원할 수도 있고, 안 되면 또 나가야죠"라고 언급했다.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