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늪 빠진 조선 빅3, 하반기 실적 회복 '기지개'
적자 늪 빠진 조선 빅3, 하반기 실적 회복 '기지개'
  • 최지원 기자
  • 승인 2022.08.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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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Q 6204억 규모 영업적자…원가 인상분 손실 충당금 반영
올해 수주 목표 70~100% 달성, 내년 '턴어라운드' 본격화
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로고. [이미지=각 사]
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로고. [이미지=각 사]

조선 빅(Big)3가 잇따른 수주 호황에도 불구하고 2분기에도 적자를 면치 못했다. 건조 중인 선박의 고정비 부담과 급격한 자재 가격 상승 여파다. 다만 하반기는 자재 가격 안정화와 수주 물량 반영에 힘입어 수익성이 개선될 전망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의 올해 2분기 영업적자는 총 6204억원으로 집계됐다. 한국조선해양은 2분기 매출 4조1886억원, 영업손실 2651억원을 기록하며 3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대우조선해양은 매출 1조1841억원, 영업손실 995억원으로 7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삼성중공업은 매출 1조4262억원, 영업손실 2558억원을 기록해 19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조선업계는 후판(선박에 쓰이는 두께 6㎜ 이상 두꺼운 강판)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인상을 적자 주 원인으로 꼽았다.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은 올해 상반기 각각 1336억원, 3500억원, 1800억원을 공사손실충당금으로 반영했다.

실제로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부회장,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사장, 정진택 삼성중공업 사장 등 조선 3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지난 19일 열린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의 간담회에서 “현재 수주 환경은 좋지만 후판 가격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며 “후판 가격이 경영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다만 조선업계는 오는 하반기부터 실적 턴어라운드를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최근 원자재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지난 3월 톤(t)당 160달러까지 치솟았던 철광석 가격은 8월17일 기준 100.4달러까지 떨어졌다. 지난 3월 t당 330달러를 상회한 유연탄 가격 역시 8월12일 기준 평균 t당 223달러까지 하락했다. 선박 건조 비용의 약 20%를 차지하는 후판 가격도 하반기 안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조선 3사의 주력 수주 선종인 액화천연가스(LNG) 선박 선가가 지속적으로 오른 점도 긍정적인 대목이다.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7월 LNG선박 선가는 2억3600만달러(약 3133억원)로 전월 대비 500만달러 이상 상승했다.

아울러 이번 2분기 실적에서 최근 잇따른 조선 3사 수주물량은 반영되지 않았다. 수주에서 인도까지 약 2년가량 걸리는 조선업계 특성상 실적으로 이어지기까지 약 1∼2년 기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국조선해양은 지금까지 연간 수주 목표액 174억4000만달러(23조1500억원)를 100% 달성했다. 대우조선해양은 현재까지 약 66억7000만달러(8조8545억원) 상당 일감을 확보하며 올해 목표인 89억달러(11조2800억원)의 약 75%를 달성했다. 삼성중공업도 수주액을 63억달러(8조3630억원)까지 끌어 올리며 연간 목표 88억달러(11조6800억원)의 72%를 확보했다. 조선업계는 통상적으로 연말에 수주 계약이 몰려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속도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이미 내후년치까지 수주 물량을 확보했다”며 “고부가선박 위주로 선별적인 수주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하반기 후판 가격 인하 가능성이 커지면서 빠르면 3분기부터 본격적인 실적 개선이 이뤄질 전망”이라면서도 “현장 인력난과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외적 변수는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에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frog@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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