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키운 앱 하나, 열 앱 안 부럽다…은행 '슈퍼앱' 빅매치
잘 키운 앱 하나, 열 앱 안 부럽다…은행 '슈퍼앱' 빅매치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2.08.17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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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서비스 모은 '원앱' 경쟁…종합금융플랫폼 탈바꿈 지향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은행권은 모바일뱅킹 애플리케이션(앱)을 개편해 종합금융플랫폼으로 도약을 노리고 있다.

각각의 서비스마다 개별적으로 앱을 내놔 수십 개에 달했던 과거에서 벗어나 모든 금융서비스를 하나의 앱에 집대성한 ‘슈퍼앱’을 추구한다는 복안이다. 범금융 서비스는 물론이고, 타 업권과의 제휴 등을 통해 생활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움직임도 관측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최근 모바일뱅킹 앱의 개편과 고도화에 착수했다. 수십 개로 흩어져 있던 여러 앱을 하나로 통합하는 ‘원(One)앱’ 작업이 골자다.

그동안 금융소비자들은 모바일뱅킹을 이용하기 위해 2~3개 이상의 앱을 추가로 설치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일례로 A은행의 모바일뱅킹을 이용하려면, 해당 뱅킹앱은 물론이고 보안 등을 위해 인증 앱을 추가로 설치해야 했다. 또 메신저나 음성인식·챗봇 등 다른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해당 기능을 지원하는 별도의 앱 다운로드가 필요했다.

이 때문에 이용 편의성은 떨어지고 소비자에게 혼란을 초래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분산된 기능을 주력 뱅킹앱에 통합하고, 카드·증권 등 같은 금융그룹 계열사의 서비스를 한 곳에서 제공함은 물론 문화·생활 서비스도 제공하는 슈퍼앱 구축에 나서고 있다.

시중은행 가운데 슈퍼앱 선두주자는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2019년 기존 ‘신한S뱅크’와 ‘써니뱅크’, 스마트 실명확인, 온라인 등기, 전 계열사 서비스 등을 통합한 ‘쏠(SOL)’을 출시했다. 

쏠은 출시 8개월 만에 가입자 수 800만명을 돌파하며 안착했다. 신한은행은 쏠 출범 이후 내놓는 신규 서비스 대부분을 이 앱에서 제공하고 있다.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 특화 브랜드인 ‘헤이 영’과 음식 주문·배달 서비스 ‘땡겨요’가 대표적이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0월부터 추진하고 있는 ‘뉴 앱(NEW APP)’ 프로젝트를 올 하반기 마무리할 계획이다. 

NH농협은행은 6월 모바일 뱅킹앱인 ‘NH올원뱅크’를 새로 단장했다. 증권·보험·카드 등 금융 계열사의 핵심 서비스를 흡수하고 생활금융 서비스를 확대했다. 또 마이데이터와 연계한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도 강화했다.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은 앱을 내놨던 KB국민은행도 올 상반기 간편뱅킹 앱인 ‘리브’를 없애고 기능을 뱅킹앱 ‘스타뱅킹’으로 이관하는 등 통합 작업을 마무리한다. 또 추가 설치 없이 주식 매매 서비스와 간편결제 등 금융 계열사의 서비스를 스타뱅킹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다.

이밖에 하나은행과 우리은행도 ‘하나원큐’와 ‘우리WON뱅킹’ 등 주요 앱 하나로 다양한 기능을 이용할 수 있게 개편을 거듭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단순히 많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개편을 통해 사용자 인터페이스(UI) 등 앱 편의성 개선과 경쟁력 확보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고 말했다.

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