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 '곳간' 불어났지만…집중호우에 다시 '울상'
손보사 '곳간' 불어났지만…집중호우에 다시 '울상'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2.08.17 11: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침수피해액 1346억원 '역대 최대'…보험료 인하 여부도 불투명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손해보험사(이하 손보사)는 상반기 최대 실적을 거뒀지만 여전히 울상이다. 

최근 집중호우에 따른 침수차량 피해가 역대급으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와 고유가 등으로 개선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침수 피해로 다시 치솟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면서 보험료 인하 여부는 다시 불투명해졌다.

17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손보사들은 올해 상반기 자동차보험과 일반장기보험 손해율 감소 영향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지만 보험료 인하 여부는 신중하다.

지난 8일부터 쏟아진 수도권 집중호우에 침수차량 피해 접수가 사상 최대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상반기 기준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국내 '빅5' 손보사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8.5% 증가한 2조5673억원이다.

업체별로는 삼성화재는 상반기 749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전년 동기(7441억원) 대비 0.8% 소폭 증가했다. 지난해 삼성전자로부터 받은 1400억원의 특별배당에 대한 기저효과를 제외하면 당기순이익은 18.9% 늘어난다.

같은 기간 현대해상은 41.1% 증가한 351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어 DB손해보험은 5626억원으로 32.2%, 메리츠화재 4640억원으로 58.9%, KB손해보험 4394억원으로 207.5% 당기순이익이 늘었다.

이는 자동차보험과 암보험, 어린이보험 등 일반장기보험 손해율이 개선된 영향이 크다.

실제 상반기 국내 손보사 10곳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3.7~87.5%로 코로나19가 확산한 1년 전(75.8~87.4%) 대비 소폭 하락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에도 예년보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개선됐지만 올해는 더 좋았다는 의미다.

손해보험업계에서는 사업비 등에서 손해를 보지 않는 자동차보험 적정 손해율을 78~80%로 보고 이를 손익분기점으로 삼고 있다.

이에 하반기 자동차보험 등 보험료 인하 전망이 흘러나왔지만 이번 집중호우로 싹 사라졌다.

실제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 4개 손보사에 8일부터 16일 오전(10시)까지 접수된 차량 침수 피해는 총 9471대, 추정 손해액은 1345억7000만원에 달한다.

이는 2020년 7월부터 9월까지 바바와 마이삭, 하이선 등 전국을 휩쓴 장마와 태풍으로 인한 최대 침수 피해 규모(2만1194대, 손해액 1157억원)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업계 1위 삼성화재의 경우 지난 8일부터 10일(15시) 단 이틀간 접수된 침수 피해 차량은 모두 2946대, 추정 손해액 476억2000만원으로 집계됐다.

피해 차량은 국산차가 1804대(추정 손해액 177억9000만원), 외제차 1142대(298억3000만원) 등으로 피해 차량 대수는 국산차가 더 많지만 외제차가 더 고가인 탓에 손실이 급증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 차원에서는 고물가 시대에 따라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 등 보험료 인하 여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면서 "다만 보험업계는 최근 집중호우처럼 하반기 태풍과 폭설 등 손해율이 통상 5% 높은 상황 등으로 보험료 인하는 시기상조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침수가 자동차보험 손해율에는 영향을 미칠 수 있겠지만 손보사의 재보험 가입 등 손익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서도 "남은 5개월의 손해율에 따라 보험료 인하, 인상 가능성은 모두 열려있다"고 주장했다.

qhfka718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