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158만호 집중 공급…집값 하락 요인 '추가'
수도권 158만호 집중 공급…집값 하락 요인 '추가'
  • 남정호 기자
  • 승인 2022.08.17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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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부동산 침체기 물량 확대책, 가격 하방 압력 작용"
정부 "인구 대비 주택 수 여전히 부족…장기적 정책 접근"
서울시 여의도 아파트 단지. (사진=신아일보DB)
서울시 여의도 아파트 단지. (사진=신아일보DB)

정부가 8·16대책을 통해 앞으로 5년간 수도권에 주택 158만호를 집중 공급하기로 하면서 수도권 집값 하방 압력이 커지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침체 분위기에서 나온 이번 계획이 재개발·재건축 지역을 제외한 다른 지역의 집값 하락을 이끌 것으로 평가했다. 정부는 수도권 주택 수가 인구 대비 여전히 부족하다며 장기적인 공급 여력을 확보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1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앞으로 5년간 전국에 주택 270만호를 공급한다. 수요가 집중된 수도권에는 서울 50만호를 포함해 전체 물량의 약 60%에 달하는 158만호를 공급한다. 

문재인 정부 당시인 지난 2018년부터 올해까지 5년간 수도권에 계획한 공급물량 129만호에 비해 22.5% 많은 수준이다. 서울 공급 계획량은 56.3% 많다.

이와 관련해 예정된 대규모 주택 공급이 현재 가격 하락과 거래절벽, 미분양 증가 등 하향 곡선을 그리는 주택 시장에 하방 압력을 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8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값은 14주째 하락 중이다. 올해 상반기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은 1년 전과 비교해 68.1% 줄며 상반기 기준 역대 가장 적은 거래량을 보였다.

지난 6월 말 기준 수도권 미분양 주택(4456호)도 전월 대비 25.1% 늘었다. 지난해 말(1509호)과 비교하면 3배가량 급증한 수치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전월보다 46.1% 급증한 837호로 집계됐다.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지난달 수도권 주택시장 소비심리지수 역시 전월 대비 7.8p 내린 92.0을 기록하며 하강 국면에 접어든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270만호 대규모 주택 공급 계획이 하락세를 보이는 주택 가격을 더 끌어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자대학교 교수)는 "침체기나 하락 안정 기조에서 이 같은 공급 확대 정책이 이뤄지면 재개발·재건축 지역을 제외한 다른 지역의 가격 하락을 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도 "작년까지는 250만호 이상 공급이 필요했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져 속도 조절에 들어가야 한다"며 "정부는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노력한다', '집값이 오르는 것을 막으면서도 폭락까지는 안 갈 것'이라는 시그널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인구 1000명당 주택 수 등 절대적 기준으로 봤을 때 수도권은 아직도 주택 수가 20~30% 부족한 상황으로 볼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물량 공급 여력을 확보해두고 시장 상황을 보며 공급 시기와 지역 등을 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17일 브리핑을 통해 "270만호는 인허가 기준이기 때문에 공급과는 시차가 있고 정비사업이 많기 때문에 주택 멸실 부분도 감안해야 한다"며 "과거 주택값 하락기에 공급을 줄였다가 막상 그다음 상승 사이클 때 공급 부족으로 폭등을 맞았던 실패를 다시는 범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south@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