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尹 '이XX' 발언, 일부에겐 지령처럼 들렸을 것"
이준석 "尹 '이XX' 발언, 일부에겐 지령처럼 들렸을 것"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2.08.16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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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 보는 사람들 많아 민감"
"징계 절차 재개, 정무적 판단"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대한 가처분 신청 등과 관련해 직접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대한 가처분 신청 등과 관련해 직접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6일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자신을 향해 '이XX, 저XX'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일부에게는 지령처럼 들릴 수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사실 우리 당에는 그렇게 좀 눈치 보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민감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대선 당시) 울산 회동이니 뭐니해서 잠깐 봉합되는 모습을 보이면 당내에서 나 때리던 사람들이 쥐 죽은 듯이 조용해진다"며 "갑자기 내 방에 문 두드리고 찾아와가지고 '아이고 대표님, 내가 대표님 평소에 얼마나 좋아했는지 아시죠' 이런거 하는 사람들 있다, 진짜"라고 폭로했다.

이어 "또 어떤 나중에 들은 얘기로는 어떤 자리에서 대통령이 그때 후보 시절에 어떤 발언을 했다, 그러면 또 귀신 같이 나가서 익명 인터뷰로 공격을 한다, 보면"이라고 부언했다.

국민의힘은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을 필두로 한 비대위 체제를 출범하면서 새로운 지도부가 꾸려졌다. 이에 전임 지도부는 자동 해임된다는 게 국민의힘 측 해석이나, 이 대표는 이에 반발하며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접수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과 자진사퇴 시기를 조율한 중재안이 오갔단 보도에 대해선 "누가 그 얘기해서 일언지하에 거절했다"고 일축했다.

이 대표는 "지금 주호영 대표도 마찬가지만 내가 일부러 사람을 만나질 않는다"면서 "왜냐하면 만나면 그런 이상한 제안을 할 것 같아가지고 안 만나는데, 그랬더니만 '이준석에게 전해라'라는 식으로 억지로 꽂아놓은 사람들이 있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당 중앙윤리위원회 징계 과정에서 대통령의 뜻이나 대통령실의 의사가 전달됐다고 보느냐'는 진행자 물음엔 "징계절차 개시 안 하기로 했던 건을 다시 개시하기로 한 시점에 정무적 판단이 있지 않았을까, 라고 생각한다"고 봤다.

이 대표는 "(정무적 판단의 주체는) 전혀 모른다,지금"이라면서도 "그런데 여당대표에 대해서 정무적 판단을 대한민국에서 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뼈 있는 말을 남겼다.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