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경매 물건도 외면…수도권 아파트 시장 '한여름 빙하기'
싼 경매 물건도 외면…수도권 아파트 시장 '한여름 빙하기'
  • 남정호 기자
  • 승인 2022.08.15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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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률 13년7개월 만에 최저
대출 규제·금리 인상 여파 '거래절벽 현상' 당분간 지속
서울시 노원구 아파트 단지. (사진=신아일보DB)
서울시 노원구 아파트 단지. (사진=신아일보DB)

올여름 수도권 아파트 시장에서 매수세가 자취를 감춘 가운데 수도권 아파트 경매 시장 분위기도 급격히 위축된 모습이다. 여전한 대출 규제와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률은 13년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15일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경매 시장에는 289개 물건이 나왔으며 이 중 110건이 낙찰됐다. 

지난달 낙찰률(경매 물건 수 대비 낙찰 물건 수 비율)은 38.1%로 전월 49.3% 대비 11.2%p 하락했다. 이는 지난 2013년 2월37.8% 기록 후 9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감정평가금액 대비 낙찰가를 뜻하는 낙찰가율도 93.4%로 전월(97.3%)보다 3.9%p 내리며 2020년 1월 92.9% 기록 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특히 서울 아파트 낙찰률은 26.6%로 전월(56.1%)보다 29.5%p 급락하면서 2008년 12월(22.5%) 후 13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낙찰가율도 전월(110.0%)에 비해 13.4%p 낮은 96.6%로 내려앉았다.

인천도 역대 세 번째로 낮은 낙찰률 31.3%를 기록했다. 낙찰가율은 89.1%로 전월 88.8%에 이어 두 달 연속 80%대에 머물렀다. 경기 아파트 낙찰률은 45.6%로 전월 46.4% 대비 0.8%p 하락했다. 반면 낙찰가율(92.6%)은 감정가 2억원대 이하 아파트에 매수세가 몰리면서 전월 90.7%보다 소폭 올랐다. 

아파트 경매 시장 위축은 최근 가격 약보합세와 역대 가장 심한 거래절벽을 맞고 있는 아파트 매매 시장 분위기를 반영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수도권 아파트값은 이달 둘째 주(8일 기준)까지 나란히 14주째 내렸으며 올해 들어 총 0.41%와 0.81%씩 하락했다. 올해 상반기 전국 아파트 거래량은 1년 전과 비교해 50.6% 줄며 관련 데이터가 집계된 2006년 이후 상반기 거래량 중 최소치를 보였다. 수도권 거래량도 작년 동기 대비 68.1% 줄며 상반기 기준 역대 가장 적은 거래량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매수세 위축으로 인한 아파트 매매시장 매물 적체와 호가 하락, 대출 규제, 금리 부담 증가 등 영향으로 하반기 경매시장도 계속 위축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지속되는 대출 규제와 지난달 단행된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인상)과 매매시장 위축이 경매지표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대출 규제가 완화되지 않는 이상 이런 추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outh@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