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꼭 현장에만 있어야 한다는건 아닌 거 같다"
박홍근 "참사 현장 홍보 활용 '경악'… 인사교체해야"
정치권은 중부지장 집중 호우 사태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대응을 놓고 연일 설전을 벌였다.
여권은 윤 대통령의 자택에 상황관리 시스템이 갖춰졌으며, 이에 따라 자택에서 전화 지시를 한 것은 문제가 될 수 없다고 옹호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1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대통령께서 머물고 계시는 자택은 지하벙커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는 "계속 대통령님하고 상황 평가를 했고 보고도 드리고 지시도 받았다"며 "요즘 위기 상황이라는 것은 꼭 현장에만 있어야 한다는 건 아닌 것 같다. 워낙 좋은 통신 수단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해 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총리는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필요하실 때는 또 나오셨고 현장에서 같이 담당자들하고 의견 교환해가면서 현장에서 지휘도 하셨다"고 부연했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조선일보 유튜브 '배성규·배소빈의 정치펀치'에서 "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이 폭우 피해 당시 전화로 재난 대응 지시를 했다고 해서 ‘폰트롤 타워’라고 비난하던데 도가 지나치다”며 “대통령이 현장을 어떻게 일일이 다닐 수가 있나. 전화로 지시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옹호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재난 상황 대응을 연일 정조준하고 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 참모진에 대한 '인적쇄신'을 거듭 촉구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천재지변보다 무서운 것은 윤석열 정부의 안일함과 위기 불감증"이라며 "국민은 위기대응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불안하고, 윤석열 정부의 총체적 무능에 분노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는 "대통령은 국민께 죄송하다고 사과했는데, 이를 두고 '사과가 아니다'라는 대통령실의 오락가락 행보도 어처구니가 없다"며 "반지하 일가족 참사 현장을 국정홍보에 활용하는 인식도 경악스럽다"고 조목조목 꼬집었다.
이어 "실력도 개념도 없는 대통령실 무능 인사들을 전면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응천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국가재난 상황이 닥치면 인프라가 완비된 곳에 대통령이 자리하고 대통령의 참모들이 함께 있어야 한다"면서 "대통령 윤석열이 아닌 압수수색 나간 수사팀의 상황 보고를 자택에서 받는 검찰총장 같다"고 힐난했다.
야권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윤석열 정부의 재난 대응과 태도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대통령실과 참모진들의 대대적인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 전 총장은 "무슨 대통령이 계신 데가 상황실이고, 카드뉴스 나온 것들이 표 떨어지는 소리만 하는 사람들"이라면서 "대통령실도 대대적으로 물갈이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 저 참모들 가지고는 표에 전혀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유 전 총장은 "윤 대통령은 그야말로 처음 해 보는 '대통령'이라 저렇게 큰 비가 왔을 때는 빨리 (집무실로) 가야 되겠다는 걸 몰랐다고 인정을 하자. 그래도 그 옆의 많은 참모들, 비서실장이며 안보실장이며, 국무총리도 '사무실에 나가는 게 더 이럴 때 바람직하다'고 대통령에게 얘기를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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