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봉사한다더니… "사진 잘 나오게 비왔으면" 발언 논란
與, 봉사한다더니… "사진 잘 나오게 비왔으면" 발언 논란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2.08.11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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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권성동·나경원·안철수 등 100여 명 참석
"장난·농담 금지"에도 '막말'… 野 "소름 돋는다"
국민의힘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동작구 사당동 남성사계시장에서 수해 복구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동작구 사당동 남성사계시장에서 수해 복구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수해 현장 복구 봉사활동을 하는 등 '민생 챙기기'에 나섰지만 일부 의원의 막말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주호영 비상대책위(비대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성일종 정책위의장 등 당 지도부와 현역 의원 40여 명은 이날 서울 동작 사당동에 모여 수해 복구 자원봉사에 나섰다. 차기 당권주자로 꼽히는 안철수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 등도 동참했다. 이날 봉사활동에 참석한 의원, 보좌진, 당원 등은 약 100여 명으로 알려졌다.

주 비대위원장은 이날 '작업복'으로 회색 티셔츠를 입고 빨간색 손수건을 목에 둘렀고, 권 원내대표는 검은색 터셔츠 차림에 목에는 진분홍색 수건을 둘렀다. 당내 투톱 모두 '초록색 새마을운동 모자'를 착용했다.

주 비대위원장은 자원봉사 참석자들에게 "오늘 할 일들이 많을 거다. 정말 흉내만 내지 말고 해 떨어질 떄까지 내 집이 수해를 입은 것처럼 최선 다해 일해주길 바란다"며 "수재민의 참담한 심정을 놓치지 말고 장난치거나 농담하거나, 사진찍는 일은 안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권 원내대표는 "어려울 때 국민과 함께하는 게 우리 공동체의 오랜 전통이자 정신"이라며 "이게 바로 민주공화국 정신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동작을 비롯해 수해 입은 양평, 여주 등 여러 지역이 빠른 시간 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될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정부에 요청하겠다"고 언급했다.

이들은 이날 침수 가재도구 운반과 정리 등을 맡았다. 특히 지도부는 이날 별도의 공식일정을 잡지 않고 오후까지 봉사활동에 전념했다.

11일 수해 복구 자원봉사를 위해 오전 서울 동작구 사당동을 찾은 국민의힘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나경원 전 의원 등에게 한 시민이 길을 터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1일 수해 복구 자원봉사를 위해 오전 서울 동작구 사당동을 찾은 국민의힘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나경원 전 의원 등에게 한 시민이 길을 터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수해 피해 현장에 인파가 몰리자 통행 문제 등으로 불편을 겪은 주민들의 지적도 곳곳에서 나왔다. 주 비대위원장은 이를 의식한 듯 "봉사활동 관련 질문만 받겠다", "(그러면) 욕은 우리만 먹는다"라면서 당 관계자들과 취재진 등을 향해 거듭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그럼에도 김성원 의원의 '막말'이 도마 위에 올랐다. 김 의원은 식자재 물류창고 봉사활동을 하다 잠시 쉬던 중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라고 발언한 게 방송 카메라를 통해 송출돼 논란됐다.

김 의원은 이후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에서 "내 개인의 순간적인 사려깊지 못함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남은 시간 진심을 다해 복구 봉사활동에 임하겠다.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더불어민주당 송갑석 의원은 이에 대해 "상상도 못할 패륜적 망언"이라고 맹공했다.

송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수해 피해 상황을 언급한 뒤 "이런 상황에서 여당 재선 국회의원이 봉사현장에서 저런 망언을 내뱉을 수 있단 게 소름이 돋는다"면서 "국민이 도대체 어디까지 참아야 하느냐"고 거세게 비판했다.

[신아일보] 강민정 기자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