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기사는 철원훈련장에서 사격하지 말라”
“수기사는 철원훈련장에서 사격하지 말라”
  • 최문한 기자
  • 승인 2022.08.11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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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화동 마을이장 탄착지 올라 1인 시위···사격행위 중단
용화동 마을이장 A씨가 수기사 사격반대 1인 시위를 하며  탄착지에 오르고 있는 상황...그 뒤를 수기사 소속 군인이 따르고 있다. (사진=최문한 기자)
용화동 마을이장 A씨가 수기사 사격반대 1인 시위를 하며 탄착지에 오르고 있는 상황...그 뒤를 수기사 소속 군인이 따르고 있다. (사진=최문한 기자)

강원 철원지역 사격훈련장으로 수도기계화사단(수기사)을 비롯한 수도권에 주둔하는 외지 군부대들의 철원원정 사격훈련에 철원군민들이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갈말읍 문혜사격장에서 사격해 탄착지로 이용되는 용화동피탄지 마을 A이장은 지난 10일 수기사 사격을 반대하는 1인 시위를 하며 탄착지 중턱까지 올라가 사격이 중단됐다.

이 같은 A이장의 행동은 최근 철원에 주둔하지 않는 수기사의 사격훈련 협조를 분명히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사격장 관계자가 수기사 사격훈련이 아닌 군사업체가 시험사격을 할 것이라고 통보했지만, 사실 사격은 수기사가 직접 실행하려고 한 것이 들통 났기 때문이다.

A이장은 “최근 외지 군부대의 사격훈련으로 마을안쪽까지 포탄이 떨어지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지만 다행히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아 모른척하면서 수기사 등 외지군부대 사격은 하지 말라했는데 그것을 속이고 사격을 한다는 것은 탄착지마을을 기망한 것”이라며 “군부대를 믿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철원주둔 군부대가 아닌 수기사는 철원훈련장에서 사격을 하지 말라”면서 “앞으로도 수기사가 우리마을 향해 사격을 한다면 죽기를 각오하고 탄착지로 뛰어올라 온몸으로 막겠다”고 사격반대의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지난 10일 문혜사격훈련장에서 용화동 탄착지를 향해 쏘려는 전투장갑차의 신형150mm자주박격포 사격준비를 하는 상황을 수기사단장이 순시하고 있는 모습...빨간 원안은 포탄이 든 포탄상자 (사진=최문한 기자)
지난 10일 문혜사격훈련장에서 용화동 탄착지를 향해 쏘려는 전투장갑차의 신형120mm 자주박격포 사격준비를 하는 상황을 수기사단장이 순시하고 있는 모습...빨간 원안은 포탄이 든 포탄상자 (사진=최문한 기자)

한편, 철원으로 장갑차·차량이 직접 일반도로를 주행하거나 대형트레일러에 실어져 원정훈련을 오는 수기사는 문혜사격훈련장에서 직선거리 약 7km 정도 떨어진 용화동 탄착지를 향해 수십~수백발의 사격을 한 뒤 경기도 가평 자신들의 부대로 귀대하고 있다.

문제는 사격 탄착지인 용화동피탄지 마을 인근에 포탄이 떨어지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면서 마을주민들은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는 동시에 “왜! 철원주둔 군부대가 아닌 타지역 군부대까지 우리를 힘들게 하냐”고 성토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경, 용화동 피탄지로 사격을 하던 수기사가 쏜 포탄이 탄착지를 벗어나면서 마을과 가까운 일원에 산불이 발생, 용화동 주민들과 의용소방대 등이 나서 불길을 잡았지만 정작 불을 낸 수기사는 진화엔 아무런 관심도 없이 훈련이 끝나는 대로 자신들의 주둔지역으로 그대로 귀대했다.

철원포사격피해대책위 관계자는 “철원주둔 군부대 사격훈련은 상생의 입장에서 인정할 수밖에 없지만 철원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외지 군부대의 사격행위는 반대한다”며 “계속 외지 군부대가 사격을 한다면 단체행동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신아일보] 철원/최문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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