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정부 출범 3개월…문 정부 임명 공공기관장 물갈이 시작
윤 정부 출범 3개월…문 정부 임명 공공기관장 물갈이 시작
  • 서종규 기자
  • 승인 2022.08.11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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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준 LH 사장, 임기 절반도 안 돼 사의…대형 기관장 중 처음
권성동 국힘 원내대표 "철학 다른 분 자진사퇴 결단하라" 압박
김현준 LH 사장. (사진=LH)

김현준 LH 사장이 임기 절반도 안 돼서 문재인 정부 임명 대형 공공기관장 중 처음으로 사의를 밝혔다. 윤석열 정부 출범 3개월이 지난 지금 문 정부 시절 임명된 공공기관장에 대한 사퇴 압력이 커지는 모습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최근 "현 정부와 철학이 다른 기관장은 자진사퇴를 결단하라"며 압박 수위를 높이기도 했다. 

11일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에 따르면 김현준 LH 사장은 지난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사퇴 의사를 전했다.

문재인 정부 때인 작년 4월23일 제5대 LH 사장으로 임명된 지 약 1년 4개월 만이다. 2024년 4월22일까지 3년 임기 중 절반이 채 안 된 시점이다.

김현준 사장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후 대전지방국세청 조사1국장과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실을 지냈다. 이후 중부지방국세청과 서울지방국세청을 거쳐 2019년 6월부터 2020년 8월까지 국세청장을 역임했다. 작년 4월 LH 사장에 오른 이후에는 정부의 LH 혁신안에 맞춰 조직 쇄신에 힘썼다.

LH 관계자는 "(김현준 사장이) 지난주 국토부 쪽에 직접 사임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250만호 공급 계획 등과 관련해 적임자를 찾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지만 자세한 이유는 내부적으로도 알려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문재인 정부 당시 임명된 대형 공공기관장 중 처음으로 새 정부에 사의를 표명했다. 관계에서는 윤석열 정부 출범 후 3개월이 지난 지금 문 정부 임명 공공기관장에 대한 당정의 사퇴 압박이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가 나온다.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지난달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현 정부와 가치와 철학이 다른 분들이 왜 공공기관장 자리를 차지하고 있느냐"며 "지난 5년의 실패를 인정한다면 알박기 인사는 자진사퇴를 결단하라"고 말한 바 있다.

앞서 몇몇 국책연구기관장들은 윤 정부 출범 후 사퇴를 결정하기도 했다. 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을 설계한 홍장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과 문재인 정부 대통령실 일자리수석을 지낸 황덕순 한국노동연구원(KLI) 원장이 지난달 사임했다.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을 지낸 유민영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비상임이사도 지난달 자리에서 내려왔다. 이번 김현준 사장이 사퇴로 대형 공공기관 사이에서도 기관장 교체 이슈가 수면 위로 떠 오를 전망이다.

한편 LH와 국토부는 다음 주 중 김 사장 퇴임식 등 퇴임 절차를 밟은 후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를 구성해 차기 사장 공모를 추진할 계획이다.

LH 관계자는 "다음 주 퇴임식 등 절차 진행될 예정"이라며 "이후에는 임추위를 구성해 차기 사장 공모 절차를 밟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seojk052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