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품에 안기는 '한화건설' 재정 경쟁력 강화 기대
한화 품에 안기는 '한화건설' 재정 경쟁력 강화 기대
  • 남정호 기자
  • 승인 2022.08.11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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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사업 재편 따라 11월 합병…20여년 만에 부문 조직으로
재무 기반 확대 통한 신용등급 상향·자금조달 비용 절감 전망
서울시 중구 한화건설 본사. (사진=신아일보DB)
한화건설 본사가 있는 서울시 중구 한화빌딩. (사진=신아일보DB)

한화건설이 그룹 사업 재편에 따라 20여년 만에 한화의 품에 안긴다. 외형은 독립법인에서 부문 단위 조직으로 축소되는 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한화의 대규모 재정을 등에 업는 효과를 낼 전망이다. 이를 통해 신용 향상과 효율적인 자금 운용이 가능해져 사업 경쟁력을 더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한화건설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1일 그룹 지주사격인 한화에 흡수합병된다고 공시했다. 

합병기일은 오는 11월1일이며 이후 한화건설은 한화 내 건설 부문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한화건설은 한화의 100% 자회사로 지난 2002년 한화의 건설 부문이 물적분할해 탄생했다. 이후 20여년 만에 다시 한화로 되돌아가게 됐다.

한화는 이번 합병목적이 그룹 내 사업 재편을 통한 경영 효율성 제고와 사업경쟁력 강화라고 설명했다. 사업재편을 통해 한화건설을 합병하고 방산 부문은 물적분할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넘기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자회사인 한화정밀기계를 인수한다. 

한화는 이번 합병을 통해 한화건설이 풍력, 수처리 등 친환경 인프라 개발 확장과 주택·복합개발 고도화, IDC(인터넷데이터센터) 등 신규 사업영역 진출 등에 나서는 등 사업 규모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한화건설은 올해 2분기 별도 기준으로 매출 1조361억원, 영업이익 89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작년 동기 대비 42.9%, 64% 늘어난 수치다. 한화건설은 인천공항 2터미널 확장공사와 인스파이어 복합리조트, 통영 LNG플랜트, 인천여성병원 복합개발 등 대형 사업들이 진행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탄탄한 수주 잔고를 바탕으로 앞으로 4년간 연 4조원 이상 매출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올해 1분기 기준 한화건설의 공사계약 잔액은 21조6740억원에 달한다.

한화는 합병으로 한화건설의 재무 건전성이 강화되면서 앞으로 진행될 사업의 자금조달 비용을 낮추고 이를 바탕으로 수주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1분기 기준 한화의 자산 규모는 201조2450억원으로 한화건설 5조8610억원의 34.3배에 달한다. 별도기준 부채비율도 133.6%로 400%를 넘긴 한화건설보다 낮다.

한화 관계자는 "합병을 통해 (한화건설의) 신용등급 상향과 규모 확대를 통한 자금조달 부분에서 이점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 신용평가사들은 최근 한화건설을 신용등급 상향 검토 대상에 올리고 실적과 재무구조 등을 평가해 신용도에 반영할 계획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도 이번 합병을 통해 한화건설이 더욱 탄탄한 사업구조를 구축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유사한 사업을 묶어 시너지를 극대화하고자 하는 것이 이번 사업구조 개편의 가장 큰 목적"이라며 "건설 부문은 친환경 인프라와 IT(정보기술) 융합 스마트 인프라 개발에 집중하면서 수익성 중심 수주 전략으로 사업구조가 더욱 건전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south@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