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2030세대 소통할 수 있는 역할 부탁하려"
尹 비판하던 박민영 "정부 국정 방향 잘못되지 않아"
'배신자' 논란에 이준석 "충성 안받았으니 배신 아냐"
'이준석 키즈'로 꼽히며 그간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해왔던 국민의힘 박민영 대변인이 다음주부터 대통령실에서 근무한다. 대통령실은 "상징적인 의미로 봐 달라"고 했다.
10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박 대변인이 대통령실 청년대변인에 발탁돼 다음주부터 근무하기로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2030세대의 생각, 우리가 미처 잡아내지 못하는 부분들과 소통할 수 있는 역할을 부탁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박 대변인이 2030의 뜻을 좀 더 이해하기 쉽게 (대통령실과) 연결해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며 "그런 차원에서 역할을 당부한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박 대변인이 청년대변인으로서 대언론 브리핑 등의 역할을 하느냐는 질문에 "브리핑은 대변인단이 할 것"이라며 "(박 대변인 발탁은) 상징적인 의미로 봐 달라"고 했다.
박 대변인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 같은 사실을 밝힌 뒤 "(대통령실) 강인선 대변인과 현안을 이야기하며 지금 제가 해야하는 일,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돌아보게 됐다"면서 "오랜 대화 끝에 본래 자리로 돌아가 묵묵히 정부의 성공을 돕는 것이 제가 할 수 있는 통제 가능한 노력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국정 방향은 잘못되지 않았다"며 "공공부문 부실화 해소, 부동산 안정화, 에너지 정책의 정상화, 민간 중심의 양질의 일자리 창출, 국가부채 상환 등 이전 정부가 인기 유지에 급급해 도외시했던 국정 과제들을 하나씩 해결해나가야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박 대변인은 대변인 선발 토론배틀 '나는 국대다(국민의힘 대변인이다) 시즌2' 출신으로, 친이준석계로 꼽힌다.
그는 윤 대통령이 부실인사 논란에 대해 "전 정권에 지명된 장관 중에 그렇게 훌륭한 사람 봤어요?"라고 언급한 데 대해 "'민주당처럼 하지 말라고 뽑아준 거 아니냐'는 국민의 물음에 대한 답변은 될 수 없다"며 공개 비판하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준석 대표는 페이스북에 "충성을 요구한 적이 없으니 충성을 받은 적이 없다"며 "충성을 받지 않았으니 배신도 아니다"고 비꼬았다.
이 대표는 "같은 대변인 직함이지만 그곳(대통령실)의 근무환경은 좀 다를 것"이라며 "젊음이란 자유의 모미(몸이)아니면 햄보칼수(행복할 수)가 없는데 잘 헤쳐나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변인과 함께 '이준석 키즈'로 불리는 임승호 전 국민의힘 대변인도 페이스북을 통해 "힘들 때 사람 버리는 것 아니다"며 박 대변인을 맹비난했다.
에펨코리아 등 이준석 대표 지지층이 포진한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그를 향한 '배신자'라는 비난이 이어지기도 했다.
박 대변인은 이에 "배신자라는 표현은 사람에게 충성하는 이들의 언어"라며 "저는 단 한 번도 사람에게 충성한 적 없다"며 윤 대통령의 과거 어록을 '소환'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사람을 배신한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저는 누구에게도 빚을 지지 않았기에 자유롭고 제가 생각하는 옳은 길을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대통령실에서 연락이 온 건 지난 주말"이라면서 "사전에 공조가 있었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고 썼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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