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5세 입학 논란’ 박순애, 결국 사퇴… 취임 34일만
‘만 5세 입학 논란’ 박순애, 결국 사퇴… 취임 34일만
  • 한성원 기자
  • 승인 2022.08.08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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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정부 첫 장관 사임… 학제개편·외고폐지 등 혼선 원인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 5세로 내리려 했다가 여론의 반대에 부딪혀 말을 바꾸는 등 혼란을 불러일으켰던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결국 사퇴했다.

자진 사퇴라는 형식을 띄었지만 학제개편안을 둘러싼 혼란 등에 따른 사실상의 경질로 비쳐진다.

박 부총리는 8일 오후 5시30분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 1층 로비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직을 사퇴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많이 부족했다”면서 “학제개편 등 모든 논란은 제 불찰”이라고 덧붙였다.

박 부총리의 사퇴는 지난달 5일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이후 34일 만이며, 거센 반대 여론에 부딪힌 학제개편안 발표 열흘 만이다.

아울러 윤 정부 출범 이후 국무위원 사임으로도 첫 사례다.

박 부총리는 ‘만 5세 입학’ 학제개편안 문제에 이어 ‘외국어고 폐지’ 발표까지 민감한 이슈를 숙의 과정 없이 불쑥 꺼내 학부모들의 반발을 부르는 등 정책에 혼선을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으면서 사퇴 요구를 받아왔다.

앞서 지난 주 휴가를 다녀 온 윤석열 대통령은 이 기간 동안 여러 인사들로부터 민심을 청취했으며 박 부총리의 거취 정리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의 박 부총리 경질 방침에는 국정 리스크를 신속하게 정리해 지지율을 방어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교육 개혁의 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시기에 박 부총리가 혼선을 자초하면서 정책 추진 리더십에 큰 타격을 받았다는 판단이 가능하다.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번 주에 내각을 교체할 것으로 전해졌다. 박 부총리가 그 첫 대상이 된 셈이다.

한 여권 고위 관계자는 “박 부총리는 섣부른 정책 발표로 여러 차례 혼란을 초래해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 됐다”며 “윤 대통령이 ‘책임장관제’로 장관에게 큰 역할과 책임을 동시에 부여한 만큼 박 부총리에 대해 교체로 가닥이 잡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9일 열리는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야권이 박 부총리에 대해 인사청문회에 준하는 공세를 예고한 점도 이 같은 결정에 도화선이 됐다는 분석이다.

[신아일보] 한성원 기자

swha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