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마치고 업무 복귀… "할 일은 국민 뜻 살피고 잘 받드는 것"
국정 운영 부정평가 첫 70%… 민생행보 강화·인적쇄신 가능성
일주일 여간의 휴가를 마치고 8일 업무에 복귀한 윤석열 대통령이 첫 대국민 메시지로 '국민의 뜻'을 내세웠다.
20%대로 하락한 국정 지지율을 의식한 듯, '국민 눈높이'에 맞게 모든 문제를 점검해 국정 동력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제가 국민들에게 해야 할 일은 국민 뜻을 세심하게 살피고 늘 초심을 지키면서 국민의 뜻을 잘 받드는 것이라는 그런 생각을 휴가 기간에 더욱 다지게 됐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인적쇄신'에 대한 질문에는 "모든 국정동력이라는 게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 아니겠느냐"라면서 "국민 관점에서 모든 문제를 다시 점검하고 잘 살피겠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런 문제들도 살펴보고, 필요한 조치가 있으면 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 회견)을 가진 것은 지난달 26일 이후 13일 만이다. 그간 '내부총질' 문자메시지가 공개되고 휴가가 겹치며 이뤄지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업무복귀 일성으로 '국민의 뜻'을 내세운 것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인사와 국정 방향을 적극 수정할 뜻을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달 4일 출근길 약식 회견에서 '데드크로스'(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지름)를 기록한 지지율과 관련해 "지지율은 별로 의미 없는 것"이라고 언급하고, 논란이 된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 "전 정권 장관 중 이렇게 훌륭한 사람 봤느냐"라고 말했던 것에서 대폭 자세를 낮춘 셈이다.
국정 지지율이 계속 하락하며 국정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윤 대통령의 휴가 기간 동안 실시된 일부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20%대를 기록했다.
이날 나온 리얼미터 여론조사(1~5일 전국 만 18세 이상 2528명 대상,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1.9%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29.3%로 집계됐다. 부정평가는 67.8%로 나타났다.
전주보다 긍정 평가는 3.8%p 하락했고, 부정 평가는 3.3%p 상승했다.
긍·부정 평가 간 차이는 38.5%p로 오차범위 밖이었으며, 부정 평가는 긍정 평가의 배를 웃돌았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여론조사(TBS 의뢰, 5∼6일 전국 18세 이상 1002명 대상,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에서는 윤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27.5%, 부정 평가는 70.1%를 기록했다.
전주보다 긍정 평가는 1.4%p 내렸고, 부정 평가는 1.6%p 올랐다.
특히 이 조사에서는 90여일 만에 처음으로 부정평가가 70%대를 기록했다.
그간 정부의 정책이나 현안에 대한 대응이 민심에 역행하는 방향으로 흐르면서 지지율 하락을 이끌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은 민생행보에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서는 새 정부의 첫 교육정책을 놓고 혼선을 초래한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에 대해 인사 조처를 하고, 이를 넘어 대통령실 참모진 일부 개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정을 수습하기 위해선 인적쇄신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야권을 넘어서 여권에서도 나오기 때문이다.
한편 윤 대통령은 출근길 약식 회견에서 이른바 '내부총질' 문자메시지와 관련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집무실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