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반년, 지역 확대하며 15배 이상 늘어…금융 시너지 기대
신한은행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땡겨요’의 기세가 심상찮다. 출범 초기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등이 쥐고 있는 시장에서 은행 비금융서비스가 살아남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지만 출시 이후 이용자는 꾸준히 늘고 서비스 지역은 확대되고 있다.
신한은행은 플랫폼에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접목할 수 있는 만큼 땡겨요의 성공은 실적 확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땡겨요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5만7300명이다. 출범 당시인 지난 1월 1만8462명 대비 15배 이상 불어난 숫자다. 다른 배달 플랫폼의 이용자 수와 결제액이 올해 들어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땡겨요는 출범 초기 서울 광진·관악·마포·강남·서초·송파구 등 6개 지역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후 4월부터 서울 전 지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월간 이용자 수가 9만명대로 급증했다.
지난달에는 서비스 지역을 경기 부천과 부산시 4개 구로 넓혔다. 이를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지역을 확대해 전국구를 노린다는 포부다. 땡겨요의 이용자 수는 속도를 더해 계속 늘어나는 셈이다.
땡겨요는 지난해 12월 신한은행이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 서비스로 지정받아 시작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기획부터 출시까지 직접 챙기며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진다.
진 행장은 이미 포화된 배달 플랫폼 시장이지만 소비자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페인 포인트(pain point·불편함)’가 있기 때문에 이를 공략하면 성공적인 시장 안착을 이끌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땡겨요는 ‘너도 살고 나도 사는 우리동네 배달앱’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소비자와 가맹점은 물론 배달 대행 기사(배달 라이더)까지 플랫폼 참여자 모두에게 도움을 주는 ‘상생 경영’을 추구한다.
기존 배달 플랫폼은 높은 고정비와 수수료로 폭리를 취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지만 땡겨요는 입점료와 광고비, 고정료를 일절 받지 않는다.
땡겨요의 중개 수수료율은 2.2%로, 기존의 배달앱 업체가 10~15%의 중개 수수료를 챙기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또 은행이 운영하는 배달 앱이라는 강점을 살려 자체 전자결제지급대행 시스템을 구축, 판매대금을 당일 정산·입금해 소상공인의 자금 회전과 운용도 돕는다. 다른 업체들의 판매대금 정산·입금 기간은 최소 4영업일에서 최대 14영업일로 알려졌다.
특히 땡겨요가 기존 배달 플랫폼과 차별화되는 부분은 ‘금융과의 연계’다. 비금융 플랫폼 운영을 통해 쌓은 데이터와 노하우를 은행 본업에 연결해 금융의 확장을 꾀한다는 게 신한은행의 구상이다.
일례로 신한은행은 제1금융권에서는 처음으로 배달 라이더 전용 소액 대출을 내놨다. 업무시간과 소득이 일정치 않은 배달 라이더들의 특성을 고려해 라이더 스스로 계획적인 대출상환이 가능하도록 설계한 맞춤형 상품이다.
땡겨요는 사용자에게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적금 상품도 출시했고, 가맹점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사업자 대출도 준비 중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땡겨요는 수익보다는 은행의 자체 플랫폼을 통해 금융을 확장하기 위한 목적으로 출시했다”며 “앞으로 로봇배송이나 전통시장 배달, 전기배달오토바이 등 플랫폼 확장을 통해 사업 다각화를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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