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에만 55곳 사라져…"고령층 친화 모바일 서비스 등 대안 마련"
시중은행들의 점포 폐쇄 속도는 빨라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총 150개에 달하는 점포를 없앤 데 이어 하반기 들어 한 달 새 55개의 점포가 추가로 사라졌다.
비대면 금융거래가 대중화되면서 영업점 방문객이 줄자 비용 절감과 효율화를 추구한 결과로 풀이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KB국민·신한·하나·우리) 시중은행은 지난달 55개의 점포를 통폐합했다.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이 지난달 11일 경기 성남의 KT, 인천 부평구 갈산, 경기 군포 군포당동 지점 등 21개 점포를 없앴다. 이달 말에도 서울 서염창점과 청담PB센터 등 2곳을 폐쇄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같은 달 18일 가산디지털금융센터, 강남중앙점 롯데월드점, 매탄동, 방배동, 부산역 지점 등 20곳의 영업을 종료했다. 오는 10월에는 충복 세명대 출장소를 인근 제천금융센터 지점으로 흡수한다.
우리은행도 지난달 25일 까치산역, 도곡렉슬, 목동남, 방학동, 신릉중앙지점 등 14개 점포를 인근 영업점과 통합했다.
시중은행들은 앞서 상반기에도 146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신한은행이 50개로 가장 많이 없앴고 우리은행 41개, KB국민은행 38개, 하나은행 17개 순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의 점포 폐쇄는 2015년부터 시작돼 이후 매년 이어지고 있다. 초창기에는 비교적 소규모의 점포만 없앴지만, 2020년 코로나19가 국내에 확산한 이후 비대면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폐쇄 속도도 빨라졌다. 4대 은행은 2018년 12개, 2019년 38개, 2020년 222개, 지난해 224개의 영업점을 줄였다.
다만 은행권의 점포 폐쇄는 금융소외계층을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모바일뱅킹 등 비대면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을 위주로 영업점 수요는 여전하기 때문이다.
은행도 이를 의식해 대체 수단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일례로 올해 4분기부터 시행되는 우체국과의 제휴가 대표적이다. 이용자는 전국에 영업망을 갖춘 우체국을 통해 4대 시중은행의 입·출금, 잔액 조회, 자동화기기(ATM) 등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이를 두고 기본적인 은행 업무만 제공하기 때문에 완벽한 대안이 되기는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우체국과의 제휴는 계좌 신규 개설이나 대출 업무 등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은행 영업점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며 “기본 업무인 잔액 조회와 입·출금 서비스를 제공해 점포 폐쇄로 발생할 수 있는 불편을 최소화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고령층 친화적인 모바일 서비스를 개발하는 등 다른 대안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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