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5세 초등학교 가는 길 험난… 학제개편안 찬반 가열(종합)
만5세 초등학교 가는 길 험난… 학제개편안 찬반 가열(종합)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2.07.31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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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발달 저해하고 경쟁 심해져… 교육단체 내일 철회 기자회견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초등학교 입학연령을 만5세로 낮추는 교육부의 학제개편안에 찬반 논쟁이 커지고 있다.

교육부는 29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한 새 정부 업무계획에서초등학교 취학연령을 현 2025년부터 만6세에서 5세로 낮추는 업무 계획을 보고했다.

취학 연령을 1년 앞당겨 영·유아 단계에서 국가가 책임지는 대상을 확대하고 출발선상의 교육격차를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학교 공간과 교원 수급 문제가 있어 4년에 걸쳐 25%씩 전환하기로 했다.

2025년부터 학제가 개편된다면 2025년에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어린이들은 2018년 1월∼2019년 3월생이 된다. 2026년에는 2019년 4월∼2020년 6월생, 2027년에는 2020년 7월∼2021년 9월생, 2028년에는 2021년 10월∼2022년 12월생이 취학하게 된다.

이 경우 2025년 초등 입학생은 8만여명이 더 늘어난 전망이다. 이를 두고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조기 교육으로 빨리 입직해 사회생활을 경험하는 것은 장점으로 꼽히나 이를 제외하곤 대체로 걱정스럽다는 시각이 많다. 

31일 통계청의 출생아 수 통계에 따르면 학제개편 대상인 2018~2021년 출생아는 한해 26~33만명 안팎이다. 교육부의 학제개편안 대로라면 일부 학생들은 한 학년이 40만명 안팎인 상황에서 학교생활을 하게 된다.

출생아가 모두 초등학교에 들어간다고 하면 2025년 취학 대상은 2018년생 32만6822명과 2019년 1~3월생 8만3030명을 합한 40만9852명이다. 2학년에 올라가는 2017년생(35만7771명)보다 5만2000명가량 많은 수로 1학년 동급생이 훨씬 많아지게 된다. 2026학년도 취학대상은 36만1504명, 2027학년도는 33만3355명이다.

학제개편이 끝나는 2029학년에든 반대로 취학대상이 30만명 밑으로 떨어져 학령인구 절벽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개편 시 과도기에 있는 학생들이 일시적으로 늘어 입시와 취업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고 교사 수급, 교실 확충과 막대한 재정 투입이 필요해 이와 관련한 여러 기관, 단체와 이해관계로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 이런 가운데 초등교육이 제대로 운영될지도 미지수다.

아이들이 숨 쉴 틈 없이 일찍부터 학업에 매달려야 하는 상황도 신체 발달을 저해한다. 학부모는 아이를 초등돌봄교실에 보내 사교육비를 덜 수 있는 한편 동시에 조기 초등교육에 힘을 쏟아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보수성향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도 이런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이들은 "유아기 아동의 발달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재검토해야 한다. 현재도 개인 선택에 따라 초등학교 조기 입학이 허용되고 있지만 대부분은 선택하지 않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립유치원들은 "만 5세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유아발달에 적합한 교육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된다"면서 "현재 유아교육기관은 저출산 영향으로 원아수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기 입학이 추진될 경우 원아 수 급감으로 매우 심각한 경영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등 단체는 ‘만 5세 초등취학 저지를 위한 범국민 연대’를 결성하고 다음 달 1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학제개편안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다.

이들은 “유아들의 인지·정서발달 특성상 부적절하다며 입시경쟁과 사교육 시기를 앞당기는 부작용을 만들 가능성이 높다”며 “영유아 단계부터 선행학습을 시작해 과잉 사교육 열풍이라는 사회적 문제가 일어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신아일보] 이인아 기자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