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5세 초등학교 조기 입학… 교육계·학부모 찬반 가열
만 5세 초등학교 조기 입학… 교육계·학부모 찬반 가열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2.07.30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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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초등학교 입학연령을 낮추는 교육부의 학제개편안에 교육계의 찬반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교육부는 29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초·중·고 6-3-3제는 유지하되, 초등학교 취학연령을 현 2025년부터 만 6세에서 5세로 낮추는 업무 계획을 보고했다. 

한국은 현 초·중등교육법에 따라 만 6세가 된 다음해 3월, 8세가 되는 해에 초등학교에 입학한다. 교육부는 이를 1년 낮추겠다는 것이다. 학교 공간과 교원 수급 문제가 있어 4년에 걸쳐 25%씩 전환하기로 했다. 

2025년부터 학제가 개편된다면 2025년에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어린이들은 2018년 1월∼2019년 3월생이 된다. 2026년에는 2019년 4월∼2020년 6월생, 2027년에는 2020년 7월∼2021년 9월생, 2028년에는 2021년 10월∼2022년 12월생이 취학하는 것이다. 

교육부는 취학 연령을 1년 앞당겨 영·유아 단계에서 국가가 책임지는 대상을 확대하고 출발선상의 교육격차를 해소하겠다는 생각이다. 

1년 조기 입학으로 대학 졸업이 빨라지면 그만큼 사회에 진출 시기도 빨라져 채용 흐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이를 두고 교육계와 학부모 사이에서는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유아기 아동의 발달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재검토해야 한다. 현재도 개인 선택에 따라 초등학교 조기 입학이 허용되고 있지만 대부분은 선택하지 않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아교육과 교수들도 "아이들의 유아발달 상황과 맞지 않는다"며 "아이들이 학교 틀에 갇혀 지식 중심 교육을 받게돼 자기존중과 행복권이 박탈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개편 시 과도기에 있는 학생들이 일시적으로 늘어나면서 입시와 취업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학령인구가 감소하더라도 초등학교 조기 입학으로 20%가량 동급생이 추가되는 것인데, 대입이나 취업에서 20%만큼 더 경쟁해야하기 때문에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다.

사립유치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한국사립유치원협의최는 "만 5세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유아발달에 적합한 교육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된다"면서 "현재 유아교육기관은 저출산 영향으로 원아수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기 입학이 추진될 경우 원아 수 급감으로 매우 심각한 경영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당은 "4년에 걸쳐 25%씩 전환하면 150만명 학생들이 영향을 받게 된다"며 신중한 추진을 주문했다. 

학부모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조기교육이 부담된다는 입장과 유아 보육부담을 덜 수 있다는 입장으로 갈린다. 

한 학부모는 "입학 나이가 낮아지면 조기교육도 더 빨라질 것이다. 아이들이 놀 틈이 없어진다. 사회 진출이 1년 빨라지는 것도 사회를 더 각박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것이다"고 우려했다. 

이와 달리 "초등학교 1년 먼저 입학하면 공교육이 빨리 시작돼 사교육 부담이 줄 것이다. 빨리 대학에 가서 사회에 나가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본다"는 의견을 제시한 학부모들도 적지 않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