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이자수익 역대 최대…하반기 '금리 비교 공시' 등 축소 압력↑
주요 은행의 2분기 예대금리차(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는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이자 장사'를 비판하며 예대금리차를 좁히도록 지속 주문했지만 아직은 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모습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분기 4대(KB국민·신한·하나·우리) 시중은행의 예대금리차가 대부분 올랐다.
은행별로 보면 신한은행의 2분기 예대금리차는 2.03%로 전분기 1.87% 대비 0.16%포인트(p) 벌어졌다. 1년 전인 지난해 2분기(1.70%)와 비교하면 0.33%p 확대됐다.
우리은행의 예대금치라는 지난해 2분기 1.63%에서 올해 1분기 1.83%, 2분기 1.94%로 1년 새 0.31%p 올랐다. 2분기 실적 자료에서 원화대출 예대금리차를 밝히지 않은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반기보고서에 공시될 예정이다. 두 은행의 1분기 예대금리차는 각각 2.02%, 1.82%였다.
단 국민과 하나은행의 2분기 순이자마진(NIM)은 전보다 늘었다. NIM은 금융사가 자산운용으로 번 수익에서 조달비용을 빼고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값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이자 수익성이 높은 걸을 의미다.
국민은행의 2분기 NIM은 1.73%로 전분기 대비 0.07%p 올랐다. 하나은행 역시 같은 기간 0.09%p 상승한 1.59%를 기록했다. 신한은행(1.63%)과 우리은행(1.58%)의 2분기 NIM이 전분기보다 각각 0.12%p, 0.09%p 오른 점을 감안하면 국민과 하나은행의 예대금리차도 확대됐을 가능성이 높다.
올 상반기 은행권의 예대금리차에 대해서 비판이 지속 제기됐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0일 주요 시중은행장과의 간담회에서 "금리 상승기에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는 경향이 있어 은행들의 지나친 이익 추구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며 예대금리차 확대를 자제해 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그러나 이같은 비판과 권유가 아직까지는 먹히지 않는 모습이다.
예대금리차가 벌어지면서 은행권의 이자이익도 크게 늘었다. 4대 금융지주가 발표한 실적 공시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은행별 이자이익은 KB국민은행이 4조4402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신한은행 3조8902억원, 하나은행 3조5247억원, 우리은행 3조4810억원 순이었다.
총 15조3361억원으로 전년 동기(12조6051억원) 대비 21.7%(2조7300억원) 불어났다. 반기 기준 사상 최대 규모다.
한국은행은 오는 8월 열릴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25%p 높일 가능성이 높다. 금리 상승으로 인해 하반기 은행들의 이자 마진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4대 금융지주의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은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NIM 상승을 전망했다.
금리인상 기조로 인한 예대금리차 확대가 숫자로 확인되면서 은행권을 향한 예대마진 축소 압력은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6일 발표한 '금리 정보 공시제도 개선 방안'을 통해 내달부터 매월 은행의 예대금리차를 은행연합회 홈페이지에 비교 공시토록 했다. 은행별로 비교하기 쉽게 해 예대금리차가 큰 폭으로 벌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취지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분을 예금금리에 신속히 반영하는 등 예대차 조정에 적극 노력하고 있다"며 "대출금리를 낮추고 취약차주를 지원하는 등 방안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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