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실적하락 '비상'…사업 다각화 노력 '무색'
증권사 실적하락 '비상'…사업 다각화 노력 '무색'
  • 이민섭 기자
  • 승인 2022.07.27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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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영업익 반토막…"내년 더 떨어질 수 있다"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증권업계 실적 하락은 현실화됐다. 대내외 불확실성에 따른 증시 불황으로 당초 예상보다 더 심각한 형국이다.

증권사들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투자은행(IB) 등으로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며 수익 방어에 나서고 있지만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하면서 이마저도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지주사 계열 증권사를 시작으로 2분기 잠정 실적이 발표됐지만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반토막이다.

KB증권은 2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854억원, 7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8.1%, 54.6% 감소했다. 신한금융투자도 영업이익 989억원, 순이익 846억원을 기록하면서 지난해보다 50.5%, 45.4% 줄었다. NH투자증권도 영업이익 1541억원과 순이익 1196억원을 기록해 각각 60.8%, 55.8% 감소했다.

하나증권은 더 심각하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75억원, 196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90.3%, 순이익은 86% 각각 줄었다.

강승건 KB증권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하나금융지주 전체 그룹 이익은 하나증권의 비경상적 대규모 비용 반영으로 기존 전망치를 하회했다”며 “하나증권의 실적은 예상보다 큰 폭으로 부진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대형 증권사 실적 악화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일평균 증시 거래 대금은 올해 1분기 19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줄어들었으며, 4월(18조5700억원)과 5월(16조8700억원), 6월(16조7400억원) 등으로 지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은 증권사 주가에 반영됐다. 최근 한 달간 미래에셋증권은 17.19% 하락했고, 한국금융지주는 11.48% 하락,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도 각각 11.48%, 9.1% 하락했다. 이 밖에 다올투자증권, 대신투자증권, 키움증권 등도 주가 하락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부동산 PF, IB 등으로 사업 다각화로 수익 방어에 나서고 있지만 연말까지 기준금리 인상 예고, 경기 침체 우려 확대로 증시 업황이 하반기에도 요원하지 않을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전문가들은 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되고 기준금리 상단에 대한 불확실성이 계속돼 △위탁매매부문 위축 △운용손실 확대 등 증권사 수익성 저하 압력은 커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이 PF 시장에도 영향을 미쳐 원자재 비용과 인건비가 상승해 요구수익률을 맞추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통상 PF 수익은 몇 개 분기에 걸쳐 인식돼 당장 수익성 저하가 이뤄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증권사의 내년도 IB 수익 감소는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minseob200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