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4사, 올해 상반기 석유제품 36조 수출…'역대 최대'
정유4사, 올해 상반기 석유제품 36조 수출…'역대 최대'
  • 최지원 기자
  • 승인 2022.07.26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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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수요 감소·정제마진 축소·유가 하락…하반기 호조 불투명
잔사유 고도화 시설 전경. [사진=에쓰오일]
잔사유 고도화 시설 전경. [사진=에쓰오일]

상반기 정유업계 수출액이 반기 사상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석유제품은 국가 주요 수출품목 중 반도체 다음으로 2위에 올라서며 국가 경제에 크게 기여했다.

대한석유협회는 국내 정유4사(SK에너지·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의 올 해 상반기 석유제품 수출액이 279억5600만달러(약 36조7000억원)로 집계됐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상반기 수출액은 역대 상·하반기를 통틀어 최고치다. 지난 2012년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를 넘어섰다. 같은 기간 460억달러에 달하는 원유도입액중 약 61%를 수출로 회수해 국가 무역수지 개선에도 기여했다.

이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수출 단가 상승과 코로나19 방역조치 완화에 따른 글로벌 경기회복·석유수요 증가에 맞춰 가동률을 높이는 등 적극 대응한 결과로 풀이된다. 정유 4사는 석유제품 공급이 부족한 호주, 필리핀 등의 국가에 전략적으로 수출물량을 늘렸다.

올 상반기 석유제품 수출단가는 전년동기 대비 75% 증가한 배럴당 126.6달러를 기록했다. 수출물량은 2억2090만 배럴로 같은 기간 13% 늘었다.

특히 경유 수출단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인한 글로벌 공급 불안 영향으로 135.2달러를 기록했다. 항공유는 글로벌 항공수요 증가로 수출액이 171.3%, 수출량은 40% 늘어 주요 석유제품 중 수출액·물량이 가장 크게 증가했다.

항공유 최대 수출국은 미국이다. 지난 6월 미국교통안전청(TSA)이 발표한 상반기 미국 공항 이용객수는 전년 동기 대비 51.3% 증가한 3억5695만명으로 집계됐다.

석유제품 수출단가에서 원유 도입단가를 뺀 수출 채산성도 글로벌 정제마진 개선에 따라 배럴당 24.8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해 상반기 경영실적 호실적에도 크게 기여했다.

석유제품 수출액 기준 톱(Top)5 국가는 △호주(16.2%) △싱가포르(12.2%) △미국(9.3%) △필리핀(9.0%) △중국(8.6%) 순으로 집계됐다. 중국은 지난해까지 최대 수출 대상국이었으나 지난해 6월 이후 중국 정부가 경순환유(LCO)에 소비세를 부과한데다 올 상반기 상하이 봉쇄 조치 장기화 등에 따라 대중국 수출이 급감했다.

반면 호주는 지난해 동기간 5위에서 단숨에 최대 수출대상국으로 올라섰다. 이는 2020∼2021년 호주 내 전체 정제설비 중 50%가 폐쇄돼 당분간 석유제품 수입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국내 정유사가 전략적으로 호주향 수출을 늘려나간 영향으로 분석된다.

다만 정유업계의 석유제품 수출호조는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인한 수요 감소 △정제마진 축소 △유가 하락 등 영향으로 지속 여부를 낙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국내 정유업계는 고유가와 전 세계적인 석유수급 불안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제품 공급으로 국내 수급안정에 기여했다”며 “하반기는 수출시장 불확실성 요소가 상반기 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frog@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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