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원전 확대 움직임 맞춰 사업 다각화 전략 본격 가동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등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글로벌 원전 확대 움직임에 맞춰 소형모듈원전을 사업 다각화 통로로 적극 개척하고 있다. 2035년 시장 규모가 최대 63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저마다 글로벌 기업들과 손잡고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21일 DL이앤씨에 따르면 이 회사는 캐나다 테레스트리얼 에너지와 소형모듈원전(SMR) 개발과 설계·기자재 조달·시공(EPC) 사업 관련 업무협약을 맺고 SMR 시장에 진출한다고 지난 20일 밝혔다.
DL이앤씨는 SMR을 미래 신성장 사업 중 하나로 육성하고 그린수소, 암모니아 생산과 연계해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새로운 에너지 기술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출력 규모 300MWe 이하 원자로인 SMR은 모듈화된 설계와 제작으로 표준화가 쉬운 특성이 있다. 특히 글로벌 탄소중립 정책과 지구온난화 등 기상 이변을 막고자 화석연료를 줄여 나가야 하는 상황에서 관심이 급속도로 높아지는 분야다.
영국 국립원자력연구원에 따르면 세계 SMR 시장 규모는 2035년 약 390조~63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주요 건설사들은 이미 앞다퉈 글로벌 SMR 기업들과 손잡고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전체 매출에서 국내 주택 비중이 높아진 상황에서 최근 글로벌 원전 확대 움직임을 고려해 SMR 시장 진출을 통한 사업 다각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모습이다.
현대건설과 미국 원자력 기업 홀텍 인터내셔널은 지난해 11월 SMR 개발·사업 동반 진출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양사는 이를 통해 △상업화 모델 개발 △마케팅·입찰 △사업 추진 등에 협력한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한국원자력연구원과 소형모듈원전·원자력 수소 생산·원전 해체 기술 개발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도 맺었다. 소형모듈원전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원자력 산업의 신시장인 원전 해체와 원자력 이용 수소 생산 분야에서 시너지를 내 차세대 원전사업을 주도하려는 포석이다.
현대엔지니어링도 올해 1월 미국 원자력 전문기업 USNC와 300억원 규모 지분투자 계약을 맺고 초소형모듈원전(MMR) 글로벌 EPC 사업 독점권을 확보했다. 이를 바탕으로 캐나다 토론토 북동쪽 초크리버원자력연구소 부지 MMR 실증 플랜트 건설에 착수했다. 캐나다 초크리버 사업 실적을 기반으로 2029년까지 미국과 폴란드 등으로 MMR EPC 사업 진출을 본격화하고 MMR 기술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 5월9일 미국 SMR 기업 뉴스케일파워와 포괄적 협력을 맺고 글로벌 SMR 사업을 본격화했다. 삼성물산과 뉴스케일파워는 2029년 상업 운전을 목표로 미국 아이다호주에서 진행 중인 SMR 사업과 관련해 사전 시공계획 수립 단계부터 기술 인력 파견 등을 통해 기술과 역량을 공유한다. 또 동유럽 SMR 프로젝트에서 전략적 파트너로 협력하고 SMR을 통한 전력 생산과 함께 고온 증기를 활용한 수소 생산 연구, 실용화도 추진한다.
대우건설 역시 한국수력원자력이 주관하는 'SMART(다목적 소형 원전) 팀 코리아' 협의체를 통해 i-SMR(혁신형 소형모듈원전) 기술 개발 사업 참여와 투자를 추진할 계획이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국내 시장과 별개로 글로벌 단위에서는 중장기적인 원전 확대는 부정할 수 없는 흐름이 돼가고 있다"며 "원전투자는 SMR 등 중장기적인 성장 모멘텀이 현실화되는 시점까지 중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