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택배기사 사망…분류작업은 여전하다"
"CJ대한통운 택배기사 사망…분류작업은 여전하다"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2.07.20 15: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택배노조, 부실한 이행점검 비판…갈등 불씨 아직 남아
진경호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 위원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의원회관에서 열린 ‘택배 사회적 대화 성과와 과제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는 모습. [사진=이성은 기자]
진경호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 위원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의원회관에서 열린 ‘택배 사회적 대화 성과와 과제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는 모습. [사진=이성은 기자]

“작업장 레일은 오전 7시에 가동되는데 분류인력은 8∼9시 투입돼 택배노동자들이 오전 7시부터 분류작업을 한다. 올해 6월 부평 CJ대한통운 택배노동자가 과로로 추정되는 사인으로 사망했는데 이 경우였다.”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이 20일 서울 여의도 의원회관에서 열린 ‘택배 사회적 대화 성과와 과제 토론회’에서 사회적합의 이후에도 CJ대한통운의 여전한 택배기사 분류작업 투입 행태를 지적했다. 또 택배노조는 정부의 부실한 사회적합의 이행점검을 비판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 박석운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 상임대표를 비롯해 우원식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국토교통부 관계자가 참석했다. 토론회는 지난해 1월과 6월 두 차례 걸쳐 이뤄진 ‘택배기사 과로방지 사회적합의’의 성과를 돌아보고 남은 과제를 살펴보기 위해 마련됐다.

진 위원장은 이날 토론에서 국토부의 부실한 사회적합의 이행점검을 비판했다.

진 위원장은 “법적 구속력이 없는 사회적합의에서 합의 이행과 점검은 사회적합의의 실효성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택배 주무부처인 국토부가 이행점검에서 보여준 행태는 매우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20일 서울 여의도 의원회관에서 열린 ‘택배 사회적 대화 성과와 과제 토론회’ 전경. [사진=이성은 기자]
20일 서울 여의도 의원회관에서 열린 ‘택배 사회적 대화 성과와 과제 토론회’ 전경. [사진=이성은 기자]

그는 “국토부는 올해 1월 분류인력 투입 이행점검에 나선 뒤 28%의 터미널만 분류인력이 정상 투입되는 것으로 확인하고 종합의견에서 ‘양호하다’고 결론 내렸다”며 “28%만 투입됐는데 어떻게 양호할 수 있느냐”고 목소리 높였다. 이어 김 위원장은 “(국토부가)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했는데 사회적합의가 지난 2021년 6월 이뤄졌고 온전한 시행이 올해 1월부터였다”며 “준비할 시간은 충분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택배사들이 분류인력에 추가 투입해야 하는 돈이 사라지게 된 것”이라며 “택배사들에게 (분류인력 투입) 면죄부를 준 건 매우 답답하다”고 말했다.

박석운 과로사대책위 대표는 지난 6월 CJ대한통운 부평대리점 소속 택배노동자 사망에 대해 “고인은 지난 3월 건강검진에서 고혈압 등으로 재검진 받으라는 통보를 5월에 받아 6월 재검진받은 뒤 3일 만에 쓰러져 사망했다”며 “건강검진, 건강관리에 심각한 허점이 노출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CJ대한통운은 사회적합의 이후 지난 6월 발생한 부평대리점 택배기사 사망과 관련해 노조와 갈등을 빚으며 사회적합의 취지를 무색하게 했다.

택배노조는 고인의 산재 신청에 앞서 해야 하는 근무시간 확정을 위해 CJ대한통운에 자료를 요구했지만 자료를 받지 못했다. 이에 대해 택배노조가 반발하고 나서야 CJ대한통운은 자료 요청에 응했다.

하지만 갈등은 아직 남았다. 택배노조는 일부 대리점 소장들이 지난 3월 대리점연합과 맺은 공동합의를 지키지 않고 택배기사를 계약 해지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에 즉각적인 조치를 요구하고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농성에 들어갔다. 오는 21일에도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앞에서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무기한 단식농성으로 투쟁을 확대한다.

selee@shinailbo.co.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