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수용’… 靑 “3자회담, 검토할 시간 필요”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는 16일 최근 여야 당대표 회담을 제의한 데 이어 이명박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함께하는 회담을 다시 한 번 제안했다.
정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이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함께 만나 대화로 정국을 푸는 모임을 가질 것을 다시 한 번 제안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대표는 또 “장소는 꼭 청와대가 아니어도 좋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최근 이 대통령의 ‘욕쟁이 할머니’ 방문을 언급, “바깥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 대표는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도입 여부를 두고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가 불협화음을 내고 있는 것과 관련, “행정 각 부를 총괄하는 총리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부처간 이견을 조정하고 해소하는 일”이라며 정운찬 총리의 적극적인 중재 및 조정을 주문했다.
앞서 정 대표는 취임 100일을 맞은 지난 15일, 얼어붙은 정국의 타개 방안으로 여야 당대표 회담을 제의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4대강 예산 협상을 통한 국회 정상화를 위해 이명박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만나는 3자 회담을 수용하기로 했다.
우상호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여야 간의 극한 대치를 해소하기 위해서 여야가 회담을 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면서 수용의사를 밝혔다.
우 대변인은 다만 “4대강 예산에 결정권을 갖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과 정세균 대표의 영수회담형식으로 하되, 예산안을 통과시킬 책임이 있는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가 포함되는 3자회담 방식으로 제안한다”고 말했다.
우 대변인은 이어 “3자회담에서 4대강 예산에 대한 국민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 예산안에 대한 전면적 수정이 있어야 한다는 내용이 합의되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우 대변인은 이어 기자들과 만나 “이번 대화가 단순히 식사를 하는 자리라는 얄팍한 ‘정치적 이벤트’라면, 정 대표는 이에 대한 사과를 전적으로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청와대는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가 제안한 ‘이명박 대통령+여야 대표회담‘에 대해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신중한 반응을 나타냈다.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국정현안에 대해 대통령이 여야 대표를 만나는 것은 언제든지 바람직하다”면서도 “그러나 이런 계획을 갖고 청와대가 제안한 것이 아니고 당이 제안한 것이기 때문에 청와대가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내일 이 대통령이 (기후변화협약 정상회의 참석차) 코펜하겐에 가는데 시간을 갖고 종합적으로 판단해 당과 논의한 뒤 의견을 밝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신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